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가 10만광년(1광년은 빛의 속도로 1년 동안 이동한 거리) 충돌해 합쳐져 새로운 은하인 '밀코메다'를 형성하는 과정을 상상해 묘사한 모습. NASA, ESA 제공
50억여년 후로 예측된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의 충돌 가능성을 새로 계산한 결과 약 50%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충돌이 거의 확실시됐던 기존 연구결과와 비교하면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틸 사왈라 핀란드 헬싱키대 이론외은하천체물리학(Theoretical Extragalactic Astrophysics) 그룹 연구원팀은 최신 우주망원경 데이터를 활용해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의 충돌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하고 연구결과를 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공개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지구가 있는 우리은하는 약 50억년 내에 이웃 은하인 안드로메다은하와 충돌해 '밀코메다(Milkomeda)'라는 새로운 은하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밀코메다는 우리은하를 뜻하는 밀키웨이(은하수, Milky way)와 안드로메다(Andromeda)의 합성어다.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의 가이아 우주망원경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 우주망원경의 최신 데이터를 활용하고 우리은하의 질량 추정치를 업데이트해 우리은하가 향후 100억년 동안 우주를 이동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했다.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가 이동하면서 정면으로 충돌하지 않는 시나리오를 묘사한 모습. 왼쪽은 100만광년 떨어진 채로 지나가는 상황이고 50만광년 떨어져 지나가는 오른쪽 상황에서는 두 은하의 암흑물질이 부딪쳐 마찰을 일으킨다. NASA, ESA 제공
그 결과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의 충돌 가능성은 약 50%로 제시됐다. 충돌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충돌 시점이 기존 50억년 이내가 아닌 80~100억년 후로 예상됐다.
이번 분석은 이전에 고려되지 않았던 대마젤란은하의 중력 영향을 계산에 포함한 결과다. 대마젤란은하는 우리은하 주변을 공전하는 작은 위성은하다.
질량이 우리은하의 약 15%인 대마젤란은하는 시뮬레이션에서 우리은하의 이동 경로를 변화시켜 안드로메다은하와의 충돌 가능성을 크게 줄였다. 우리은하와 대마젤란은하의 충돌·합병은 약 20억년 내 거의 확실히 발생할 것으로 계산됐다.
사왈라 연구원은 "새로운 결론은 이전 계산에 실수가 있었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우주망원경의 최신 데이터 덕분에 시뮬레이션에 더 많은 변수를 포함할 수 있었던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조건을 이전 연구와 똑같이 두면 결론도 이전 연구결과와 같게 나온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의 진화 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가이아 우주망원경에서 수집될 데이터들이 더 정확한 시뮬레이션 구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연구팀은 직접 측정하기 어려운 안드로메다은하의 움직임 등 주요 변수를 더 정밀하게 측정할 계획이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50-025-02563-1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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