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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 강훈식 의원, 김영진 의원,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사진=머니투데이DB, 뉴스1, 뉴시스
당선과 동시에 임기가 시작되는 이재명 대통령이 가장 먼저 지명할 요직은 대통령 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정책실장과 국무총리다.
최근 이재명 정부의 첫번째 국무총리와 동시에 비서실장으로 가장 많이 거론됐던 인물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된 김 최고위원은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총괄상황실장을 맡아 당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이 후보의 승리에 기여했다. 무엇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예견하고 미리 대비하는 등 '브레인' 역할을 하며 이 후보의 신임을 얻었다. 당원 주권주의와 집단지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과 생각의 결이 비슷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충청을 지역구로 둔 강훈식 의원도 비서실장 물망에 오른다. 강 의원은 이번 대선 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전략을 담당했다. 강 의원이 비서실장에 임명된다면 세대와 계파를 아우르는 인사로 평가될 수 있다. 강 의원은 97세대(1990년대 학번·1970년대생)를 대표하는 민주당 3선 중진 의원이자 비명(비이재명)계 또는 신명(신이재명)계로 분류된다.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도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된다. 비상계엄 국면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도와 신속하게 계엄해제를 이끈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경기 용인에서 3선을 지냈고 지난해 1월 "기득권을 내려놓고 자리를 비켜드린다"며 자진 불출마를 선언하고 일반 시민으로 돌아갔지만 우 의장이 사무총장에 기용했다.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나 계엄사태 당시 역할에 비춰볼 때 이 대통령이 표방한 내란종식의 상징성을 갖고 있고 인망이 두터워 화합의 적임자로도 꼽힌다. 또 비서실장이 되려면 의원직을 내려놔야 하는데 김 사무총장은 현직 의원이 아니란 점도 장점이다.
아울러 3선 김영진 의원도 꾸준히 비서실장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김영진 의원은 이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섰을 때부터 이 대통령을 도운 7인회 구성원이자 '원조 친명' 인사다. 이재명의 최측근으로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가감없이 쓴 소리를 해왔고 여야 의원들 모두와 두루 소통해왔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흔들림 없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는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이란 평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 지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총리 후보로는 5선의 정동영 의원이 꾸준히 거론됐다. 전북 순창 출신이자 현재 지역구도 전북 전주인 정 의원이 총리가 된다면 영남 출신인 이 대통령과 함께 영호남 균형을 이룬다는 상징성을 가질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선거 기간 내내 이념과 지역을 뛰어넘는 국민 대통합을 강조했다. 또 정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지낸 외교·안보통으로, 22대 국회 한미의원연맹 공동회장을 맡아 대미 네트워크도 갖췄다는 평가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머니투데이 DB, 뉴스1, 뉴시스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도 총리 후보, 비서실장 후보로 동시에 거론된다. 3선 의원을 지냈고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강원도지사 등 행정 경험을 두루 갖춘 만큼 안정적인 정부 운영이 기대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서 계파를 아우를 수 있단 점에서다. 민주당 대선 캠프에서 국가미래정책위원장을 맡은 데서 보듯 미래 먹거리, 실용 외교, 글로벌 통상 문제 해결과 관련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폭넓은 식견을 갖췄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이밖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도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정치색이 옅은 경제 전문가 출신이란 점에서 만일 국무총리에 기용된다면 이재명 정부의 파격 인사로 여겨질 수 있다. 이 총재는 직전 정부에서 임명된 한은 총재라는 점에서 통합의 메시지를 줄 수도 있다.
대통령실 내 정책 비전을 제시할 정책실장에는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성남에서 변호사 활동을 할 때부터 40년 가까운 인연을 이어온데다 기본소득 설계자, 이재명의 정책멘토란 별칭이 붙은 만큼 이 대통령의 정책 청사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새 정부 정책실장의 경우 이 대통령이 불황 극복을 위해 공약한 '비상경제대응TF(태스크포스)' 단장을 겸직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국 민주당 최고위원도 정책실장에 꾸준히 거론된다. 증권사 평사원에서 시작해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오른 뒤 국회에 입성한, 당내 대표 거시·금융경제 전문가다. 홍 위원도 초선 의원을 지낸 뒤 지난해 초 불출마를 선언, 연구자의 자리로 돌아갔지만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동료 의원들의 추천으로 올해 당 지도부에 합류했다.
국가 안보를 책임질 안보실장 자리에는 지난달 초 미국 워싱턴에서 백악관 당국자들과 만나 관세 협상에 대해 논의하고 돌아온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캠프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의 외교·안보 보좌관을 맡았고 노무현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으로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이끌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트럼프 정부를 이미 상대해 본 경험이 장점으로 꼽힌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만큼 임명에 시간이 걸릴 장관 후보자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교부 장관에는 위성락 의원, 조현 전 외교부 차관 등이 적임자란 평가가 나온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인 국방 장관'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5선이자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오랜 기간 전문성을 다져온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새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 측은 이르면 대통령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하는 4일 오후 정부 인선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새 정부 인선 최우선 기준으로 '능력'을 앞세웠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자격이던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제를 살릴 수 있고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이념, 진영이 뭐가 중요하겠나"라며 "이재명 정부의 유일한 인사 기준은 능력, 청렴, 충직함"이라고 밝혔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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