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A] 4일, 인테르와 계약 해지한 인자기 감독... 차기 행선지는 '알 힐랄' 유력4년간 이어졌던 시모네 인자기와 인테르의 동행이 여기서 종료됐다.
인테르는 4일 오전(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과 인자기 감독은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이는 몇 분 전 회의 후 상호 합의에 따라 내린 결정이다"라고 결별을 발표했다.
이어 구단은 "인자기 감독이 인터밀란에서 보여준 운영 방식은 팬, 선수, 감독, 직원들에게 전문성과 헌신을 겸비한 엄청난 열정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향후 인자기 감독의 행보에 대해서 건투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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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테르를 떠나는 시모네 인자기 감독 |
ⓒ 인테르 공식 홈페이지 |
'특별했던 4년' 동행 종료한 인테르-시모네 인자기
시모네 인자기 감독과 인테르에 특별하게 기억될 4년간의 동행이 종료됐다. 이들의 동행은 2021-22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당시 라치오를 이끌고 5시즌 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하며 유럽에서 주목할 만한 젊은 지도자로 이름을 날렸던 인자기는 유벤투스, 인테르와의 이적설이 불거지게 됐다.
결과적으로 인자기 감독은 인테르의 제안을 수락하여 도전에 나섰고 첫 시즌 여정은 쉽지 않았다. 모기업인 쑤닝 그룹의 재정 악화가 된 상황에서 2020-21시즌 인테르 스쿠데토의 주역인 루카쿠는 첼시로 이적을 택했고, 핵심 윙백인 아슈라프 하키미도 입단 첫 시즌 만에 PSG의 강력한 제안을 받고 떠났다.
우승권 스쿼드를 받은 인자기 감독이었지만, 핵심 선수들의 이탈로 인해 인테르의 전력을 빠르게 약해졌다고 평가받았고 이들에 그리 큰 기대를 걸지 않은 모양새가 연출됐다. 하지만 인자기 감독은 반전을 만들었다. 전반기 리그 1위의 성적을 기록했고, 챔피언스리그 무대서도 당당히 16강에 진출하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또 새해에는 수페르코파 이탈리아 결승전서 유벤투스에 짜릿한 역전승을 기록, 인테르 입성 첫 시즌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비록 후반기 리그에는 '숙적' AC밀란에 밀리는 모양새가 연출되며 리그 2위에 그쳤지만, 코파 이탈리아에서는 또 유벤투스를 제압하며 안정적으로 첫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이듬해에도 놀라운 지도력을 선보였다. 리그에서는 전반기를 4위로 마감했지만, 수페르코파 이탈리아와 코파 이탈리아 우승 트로피를 따내며 활짝 웃었다. 이어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바르셀로나를 조별리그에서 극적으로 제압하고 토너먼트에 올랐고, 2009-10시즌 이후 13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오르며 빅이어에 도전하는 그림을 보여줬다.
비록 결승 무대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에 무너지며, 3관왕 도전에는 실패했으나 인자기 감독의 지도력이 한껏 빛나는 순간이었다. 인자기 감독은 그다음 시즌 또 변화의 기로에 마주해야만 했다. 바로 핵심 선수들의 이탈이 줄지어 나왔기 때문. 수비에서는 후방을 든든하게 지킨 슈크리니아르와 안드레 오나나가 각각 PSG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중원 핵심 엔진이었던 마르셀로 브로조비치는 알 나스르의 강력한 제안을 받고 팀을 떠났다.
물론 이를 대체하기 위해 마르쿠스 튀랑, 비세크, 얀 조머, 파바르, 프라테시를 수혈하기는 했지만, 무너진 팀 전력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다소 부족한 영입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그렇게 어려운 상황 속 2023-24시즌을 시작한 인자기 감독은 이런 외부적인 요인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안정된 전술 체계를 바탕으로 리그 무대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이전 2시즌 간, 리그에서 보여줬던 아쉬운 운영에 대한 묘책을 확실하게 제시했고 결국 팀에 3시즌 만에 스쿠데토 트로피를 선사하는 데 성공했다. 자국 컵 대회와 챔피언스리그서는 쓰라린 탈락을 맛봤으나 인테르로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는 틀림없었다. 이번 시즌에도 인자기 감독의 지도력은 빛을 발휘했다.
리그 개막 후에는 23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질주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무난하게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이에 더해 아체르비, 파바르와 같은 수비진들의 줄부상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수비 전술을 제시하며, 플랜 B 가동에 대해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방전되는 팀 체력과 무리한 일정이 발목을 잡는 상황이 이어지며 결국 무너졌다.
리그는 후반기 연패가 이어지며 나폴리에 우승을, 코파 이탈리아에서는 AC밀란에 4강에서 무너지며 탈락을 맛봤다. 이에 더해 챔피언스리그는 바르셀로나를 4강에서 제압하고, 2년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으나 강력한 기세를 자랑하던 PSG에 무려 5-0으로 패배,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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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동안 인테르에 6개의 트로피를 선사한 시모네 인자기 감독 |
ⓒ 인테르 공식 홈페이지 |
결국 인자기 감독은 결단을 내렸고, 4년 동안 이어진 인테르와 계약의 마침표를 찍었다.
인자기 감독은 없는 살림을 끌어모아 자신의 축구 체계를 확실하게 구축했고, 인테르를 끈끈한 팀으로 변모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 매 시즌을 거듭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으로 4년 동안 리그 우승 1회, 코파 이탈리아 우승 2회, 슈퍼컵 우승 3회를 이룩하며 4년 동안 총 6개의 트로피를 선사했다. 비록 염원하던 빅이어를 들지는 못했지만, 지난 10년간 '무너진 명가' 이미지가 막연했던 인테르의 모습을 변신시키는 데 성공했다.
인자기 감독의 지도력에 인테르 구단도 "네라주리 역사인 조세 무리뉴, 로베르트 만치니, 지오바니 트라파토니 같은 거장과 함께 기록될 감독이다. 인자기 감독은 인터밀란의 업적을 크게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고,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인테르를 떠난 인자기 감독의 차기 행선지는 사우디아라비아 명문 알 힐랄로 좁혀졌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인자기 감독이 이번 주에 알 힐랄의 새 감독으로 부임할 예정이고, 클럽은 그에게 2027년 6월까지 연봉 2600만 유로(한화 407억 원)를 제시했다. 곧 프랑스 파리로 향해 계약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이번 시즌 코모에서 인상적인 지도력을 선보인 세스크 파브레가스, 로베르토 데 제르비(마르세유), 크리스티안 키부(칼초)가 차기 사령탑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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