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가 열린 구미시민 운동장
[스포티비뉴스=구미, 윤서영 기자] 구미 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가 운영 미숙과 홍보 효과 부족 논란 속에 지난달 31일 막을 내렸다.
국제대회임에도 지역 중심의 준비, 흥행 부진, 선수단 관리 허점 등이 드러났고, 심지어 대회 폐막일에는 참가 선수단의 심각한 일탈 행위까지 발생하여 대회의 오점을 남겼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 45개국, 1,2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아시아 최고 권위의 육상 종합선수권 대회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제적 기대와는 달리, 운영 전반은 지역 중심에 머무르며 '지역 잔치'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대회 개막식부터 운영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선수단과 VIP, 미디어 좌석이 일반인과 뒤죽박죽 섞이며 개막 행사 시작 전에 모두 퇴장해 달라는 안내문이 좌석에 붙여졌다. 그 과정에서 해외 선수단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겼고, 이를 거부하는 선수단의 모습도 포착됐다.
개막식이 무료임에도 자발적으로 경기장을 방문한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스포티비뉴스의 취재 결과 개막식에 참석한 대다수의 사람은 트로트 가수의 팬과 동원된 학생 및 지역 주민이 대부분이었다.
통제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자원봉사자들과 학생들은 행사 중 통행로에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모습까지 보이며 현장의 통제력 부재와 운영의 미흡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해외 팬이나 미디어를 겨냥한 콘텐츠, 스타 마케팅, SNS 홍보 등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 필수적인 요소들 또한 현장에서 거의 보이지 않았다. 국제대회를 유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위상에 걸맞은 준비와 운영이 미흡했다는 평가다.
자원봉사자들에게는 빵과 우유 정도의 간단한 간식이 제공돼 불만이 터져 나왔고, 지역 이외의 관광객 방문이 적어 지역 식당과 숙박업소도 대회 특수를 노리지 못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약 7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세금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홍보 효과나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외톨이 축제'로 전락하며 국제적 위상만 실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이전 대회와 비교해 선수단이 더 많이 정도 참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중국과 일본 팬들도 꽤 온 걸로 알고 있다"며 "선수단이 많이 온 만큼 팬도 많이 오지 않았을까 추정은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관람객 수나 파급효과에 대한 데이터는 제시하지 못했다.▲ 2025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가 열린 구미시민 운동장
더 심각한 문제는 허술한 관리 체계였다.
특히 일부 선수단이 유흥가 인근 숙소에 배정되는 등 선수단 관리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부족했다.
결국 대회 폐막일에 이란 육상선수와 코치 3명이 한국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되는 충격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수많은 국제대회를 경험했지만, 이번 경우처럼 성폭행이 발생한 사례는 본 적이 없다.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엔 너무 심각한 일이 발생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의 선수단 관리를 철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구미시 관계자는 "성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우리가 얘기할 부분이 아닌 것 같다"며 "선수들 숙소 위치는 유흥가 쪽이라고 볼 수 없고, 숙소 모두 호텔과 호텔급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국제대회 참가 선수단에 대한 철저한 관리 및 교육 부재, 그리고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 시스템의 미흡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국가 위신을 실추시키고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에도 심각한 오점을 남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이번 대회는 '아시아 전체의 대회'라는 국제적 정체성을 입증하기엔 부족했고, 단순한 보여주기식 국제대회 유치가 더 이상 반복되어선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
무분별한 국제대회 유치가 실제 도시 발전이나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행정의 명분만을 위한 행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앞으로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 유치에 앞서, 예산 투입의 명확한 목적과 실질적 유치 효과에 대한 정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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