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백악관, 李 당선 축하 메시지에 "중국 영향력 우려"…외교부 "백악관의 中 메시지, 우리 대선과 무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둘째날 오후까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 대한 한미 간 조율이 이어지면서 그 시점과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문재인 전 대통령 모두 당선 또는 취임 당일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전례에 비춰볼 때 이 대통령의 통화도 임기 첫날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예상에 비해 늦어지고 있다.
5일 외교 소식통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까지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한미 정상 간 통화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 양국 정상의 일정과 시차 등을 고려하면 이르면 이날 밤 늦게 첫 통화가 이뤄질 수 있다. 정부는 한미 정상 간 첫 통화가 상견례 성격이 강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일반적인 프로토콜(protocol·외교 의례)을 벗어난 주제를 거론할 경우까지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강조했다.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일본·중국·러시아·북한 등과도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외교관계를 설정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트럼프 2기의 관세정책에 한국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한미 정상회담은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대선 후보시절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맨 앞에 가면 안 된다"며 "(미국이) 매를 들고 (누구든) 때리려고 기다릴 때는 (우리는) 늦게 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의 일관성에 의문이 있는 만큼 타국의 협상 전략과 결과를 지켜본 뒤 한국이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한미 정상회담은 오는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또는 오는 24~25일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수 있지만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전임 대통령 주요국과의 첫 통화·정상회담. /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이와 함께 한미 정상 간 통화가 늦어지는 배경으로 트럼프 2기의 '중국 견제' 목적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백악관은 이 대통령의 취임선서 발표 직전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면서도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 정부에 양국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례적으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은 이 대통령의 외교 노선에 사전 견제의 의미를 담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도 지난달 31일 아시아안보회의 연설을 통해 한국 등 동맹을 겨냥해 안보는 미국에 의지하고 경제는 중국에 의지하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 외교를 경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백악관의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입장'에 대해 "우리 대선 결과에 대한 미측의 공식 입장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잘 나타나 있다"며 "미 백악관 공보실의 발언은 한국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진행됐다는 데 방점이 있었고, 함께 언급된 중국 관련 내용은 한국 대선과 별개의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2라운드에 돌입하게 됐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4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한 모든 무역상대국에 '최상의 제안(best offer)'을 가져오라는 서한을 보내며 협상 속도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 그래픽=뉴스1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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