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솔직히 이 정도로 불쾌감 느끼는 분들 있는지 예상 못해”
개혁신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이준석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 행사에 참석해 휴대폰을 보고 있다. 뉴시스 제공
개혁신당 이준석 전 대선 후보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된 ‘여성 신체’ 관련 발언에 대해 “(그때로) 돌아간다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직을 제명해달라는 청원이 국회에 제기되고 시민단체가 고발까지 나서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과에도 불구, 정권 교체 후에도 이 전 후보 여성신체 발언 후폭풍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 게시된 ‘이준석 의원의 의원직 제명에 관한 청원’에 대한 동의는 하루 만에 10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지난 6일 오후 11시 기준 21만명을 넘어섰다. 청원은 5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로 회부된다.
해당 청원인은 “이 의원은 지난달 27일 진행된 제21대 대선후보자 토론회에서 모든 주권자 시민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여성의 신체에 대한 폭력을 묘사하는 언어 성폭력을 저질렀다”며 “국회의원이 지켜야 할 헌법 제46조 1항과 국회법 제155조 16항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후보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선거대책본부 해단식 이후 취재진과 만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표현을) 완화했음에도 그 정도로 불쾌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있는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도 “후보 검증 과정에서 (해당 발언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표현을 순화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당대표를 맡을 의지가 있냐는 질문에는 “지방선거를 하는데 있어서 제가 책임져야 한다면 회피하지 않겠다. 무엇보다 당원들께서 어떤 판단을 하는지 들어볼 것”이라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이 전 후보는 지난달 27일 진행된 제3차 대선 후보자 TV토론에서 질문의 형식을 빌려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해 물의를 빚었다. 이재명 대통령 아들이 과거 온라인에 댓글을 단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인데, 전 연령대 다수 국민이 시청하는 방송에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전 후보가 강도 높은 공격을 이어갔음에도 이번 대선에서 한 자릿수 득표율에 머물자 당내외에서 이 전 후보의 책임론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이 전 후보 때문에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금까지 국회의원 제명이 이뤄진 것은 1979년 김영삼 전 대통령 사례가 유일하다. 이 전 후보도 이를 의식한 듯 앞서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하셨던 김 전 대통령 말씀을 기억하겠다”며 “분연히 맞서 싸우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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