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대 공급... 이르면 이달 체결
2023년 9월 폴란드 군이 폴란드 오르지스 인근 베모보 피스키에 군 사격장에서 가진 연례 포사격 훈련에 참가한 K2 전차./로이터 연합뉴스
K방산의 수출 효자 중 하나인 K2 전차의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이 이르면 이달 체결된다. 총 180대, 9조원 규모 계약으로 K방산 수출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가 될 전망이다. 2022년 폴란드 1차 수출 계약(약 4조5000억원)의 2배에 이른다.
10일 방산 업계 고위 관계자는 “K2 전차 2차 수출 계약 협상의 최대 난관이었던 기술 이전과 현지 제조를 담당할 협력사 선정이 끝나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조용진 방위사업청 대변인도 이날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과 폴란드 정부 간 K2 전차 계약이 임박했느냐’는 질문에 “K2 전차 이행 계약이 막바지 협상 과정에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인접국인 폴란드는 빠르게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빠른 납기와 성능을 모두 갖춘 K방산을 택했다. 앞서 2022년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K방산 제품을 ‘패키지’로 도입하는 124억달러 규모 1차 계약을 체결했고, 추가 도입을 위한 2차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10월 현대로템 경남 창원공장에서 개최된 ‘K2 전차 폴란드 갭필러 출고식’에서 도열한 K2 전차./현대로템
K2 전차 수출은 작년 말 2차 계약 성사가 예상됐지만, 폴란드 현지 사정과 비상계엄 이후 한국의 정국 상황이 겹쳐 다소 지연됐다. 방위산업은 국가 대 국가 계약의 성격이 강한데 이를 최종 결재할 컨트롤타워의 공백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최종 계약을 위한 막바지 논의가 끝나 이르면 이달 중 현지에서 양국 고위 관계자가 참석하는 체결식이 열릴 전망이다. 계약 금액은 180대 기준 약 65억달러(약 8조9000억원)로 개별 방산 수출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공급 대수는 2022년 1차 계약(180대)과 같지만 금액은 2배가 됐다. 2차 수출에 포함된 개량형 모델이 기존 대비 비싼 데다 기술 이전, MRO(유지·보수·정비) 사업도 추가됐기 때문이다.
K방산의 이전 기록은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체결한 중거리 요격미사일 천궁-II 계약으로 35억달러 규모였다. 2차 계약 180대 중 약 100여 대(모델명 K2GF)는 현대로템이 생산해 직접 공급하고, 나머지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가 현지에서 일부 기술 이전을 받아 개량형(K2PL)으로 생산한다. 현대로템 주가는 이날 한때 10.37% 상승한 16만9300원으로 상장 이후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번 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은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성사되는 대규모 방산 수출 계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K방산은 이와 무관하게 전략 산업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자국의 해군력 재건을 위해 한국 조선업을 향해 수차례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중심으로 유럽 국가들도 꾸준히 방위비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입증한 K방산을 다시 찾는 해외 국가의 ‘재구매’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3일 필리핀 국방부와 1조원 규모, FA-50 12대 추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 1차(12대) 수출에 이어 2차 수출이었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산 지원을 적극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선거 기간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찾아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고, 대통령 주재 방산수출진흥전략회의를 정례화하겠다”며 “대한민국을 글로벌 방위산업 4대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대선 공약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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