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KAIST 교수가 줌을 통해 이뤄진 발표회에서 향후 HBM 발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줌 캡쳐
“우리 예측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공학적 판단으로는 이를 피하기 어렵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기업들이 우리 발표를 참고해 솔루션을 갖추면 더 큰 세계 수요를 담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테라랩)이 11일 온라인 생중계(줌)를 통해 향후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발전상을 예측했다.
김 교수는 HBM 기본 구조를 창안한 관련 분야 권위자로, 'HBM의 아버지'로 불린다. 20년 이상 HBM 핵심 기술 실리콘관통전극(TSV)과 인터포저(칩·기판 매개체) 등 기술을 연구했다.
이날 HBM4~HBM8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HBM4(2026)의 경우 입출력단자(I/O) 개수가 2048개로 2배 늘어나면서 더 높은 대역폭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 '베이스 다이'를 커스텀화 해, 엔비디아·AMD 등이 요구하는 다양한 기능을 담을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HBM5(2029)로는 '3D 이종집적, 첨단 패키징'으로 니어 메모리 컴퓨팅을 이루고, 기존 HBM 대비 높은 대역폭, 효율적인 컴퓨팅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함께 발열 문제 해소를 위해 HBM 패키지 전체가 냉각수에 잠기는 '이멀전 쿨링' 적용도 제시했다.
HBM6(2032)에서는 HBM 옆에 또 다른 HBM을 둬 용량을 확장하는 '멀티 타워 HBM', 데이터 이동뿐 아니라 컴퓨팅 요소까지 더한 '엑티브·하이브리드 인터포저' 도입을 예견했다.
HBM7(2035)에서는 LPDDR등 다양한 메모리 조합으로 성능을 끌어올린 '하이브리드 HBM 아키텍처'와 냉각수를 HBM 3차원 구조에 직접 주입하는 '임베디드 쿨링' 솔루션이 적용될 것으로 봤다.
마지막 HBM8(2038)에 대해서는 그래픽 처리장치(GPU) 상단에 HBM을 두고, 이들을 인터포저 구조 양면에 설치하는 '풀 3D HBM 아키텍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저지연·고성능 대역폭을 제공하고, 메모리 용량을 대폭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건은 발열 제어로, 첨단 패키징 기술, 냉각 솔루션으로 이를 가능케 할 수 있다고 봤다.
김 교수는 'HBM의 컴퓨팅 중심화'가 이번에 제시한 로드맵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중앙처리장치(CPU)나 GPU가 HBM 중심으로 패키징될 것이며, 이를 위한 여러 요소 기술 개발에 우리 연구계·산업계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우리 기업이 HBM의 90% 이상 비중을 차지하지만, 미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우리가 그 로드맵을 주도해야 한다는 생각에 행사를 마련했고, 우리 발표가 앞으로의 준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관련 영상은 차후 유튜브로도 공개될 예정이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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