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종로구서 간담회 개최
박장현 한국천문연구원 원장은 지난 10일 국내 기술로 70% 이상을 자체 개발하는 독자적인 우주망원경 구축 계획을 밝혔다./홍아름 기자
박장현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 원장이 국내 기술로 70% 이상을 자체 개발하는 독자적인 우주망원경 구축 계획을 밝혔다. 향후 5년 내 첫 발사를 목표로, 기술 자립과 우주 관측 역량 확보를 동시에 꾀한다는 구상이다.
박 원장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우주망원경을 천문연의 새로운 브랜드로 만들 것”이라며 “망원경 본체는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하고, 발사체도 가능하면 국내 기술을 활용하겠다. 여의치 않으면 외국 발사체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자립적 방식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천문연은 광학 기반의 우주망원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안에 우주항공청과 협력해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 원장은 “예산은 약 500억~800억원 규모로 예상되며, 5년 안에 첫 발사가 가능할 것”이라며 “필요한 기술은 상당 부분 갖춰져 있고, 경험만 부족한 상황이라고 본다. 실제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험적인 프로젝트들이 누적돼야 산업 기반이 만들어진다”며 “우주 환경에서 개발한 부품을 검증해 국내 기술의 신뢰성과 활용도를 높이는 데 우주망원경 프로젝트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국제 협력도 중요하지만, 논문만 남는 협력보다는 기술과 산업 기반을 축적할 수 있는 독자 개발 프로그램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천문연은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수립한 ‘장기비전 2070’을 바탕으로 연구 체계와 조직 재정비에도 나섰다. 주요 사업은 실질적인 중과제 중심 운영체제로 전환하고, 2026년까지 과제 수를 20여 개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큰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박 원장은 “조직 체계는 기존 광학과 전파, 우주 중심에서 임무 기반의 4개 연구본부 체제로 재편했다”며 “기초천문연구, 우주과학탐사, 우주정보연구, 관측인프라운영 등 각 본부는 장기적으로 독립 연구소로 발전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기초천문연구본부는 우주론, 별과 태양의 진화 등을 아우르는 기초 과학 연구를 다룬다. 우주과학탐사본부는 우주탐사와 관측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허블, 제임스 웹과 같은 우주망원경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고더드 우주 비행 센터를 참고했다. 우주정보연구본부는 태양활동, 우주 쓰레기, 우주 측위 등 근지구 공간을 집중 연구하며, 관측인프라운영본부는 관측 인프라를 통합 관리한다.
박 원장은 민간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큐브위성 ‘K-RadCube’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실어 내구성을 시험하는 사례처럼, 중소기업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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