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52주 신고가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적극 준비 중
다날, 코빗과 손잡고 서비스 개시
KG모빌리언스, 내부 TF 구성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페이코인이 가상자산 실생활 결제 경험 확대를 위해 지난달 진행한 앱 결제 할인 프로모션 이벤트 페이지. (이미지=다날)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국내 핀테크 업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법제화 가능성이 가시화되자, 주요 간편결제 기업들은 결제 혁신의 ‘게임체인저’가 될 스테이블코인에 대비해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모습이다. 시장은 이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관련 수혜주로 부각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치권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법안 발의를 준비하면서 핀테크 업계가 발빠르게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다. 스테이블코인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결제 시장에도 ‘모바일 페이’ 이후 또 한 번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해외 주요국에서 실생활 결제 수단으로 확산되고 있다. 싱가포르, 프랑스, 독일 등은 물론, 아르헨티나·우크라이나처럼 자국 통화가 불안정한 국가에선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USDT, USDC)이 일상적으로 사용된다. 국내에서도 외국인 노동자의 급여 일부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되며 제도 정비의 필요성이 부각된 바 있다.
업계는 특히 카카오페이의 시장 영향력에 주목한다. 42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페이는 사실상 전 국민이 사용하는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스테이블코인 결제 체계가 도입되면 가장 먼저 수혜를 입을 기업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상품 출시 계획은 없지만, 업계는 “간편결제 혁신을 주도해온 카카오페이가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네이버페이와 함께 카카오페이는 정부 정책과의 정합성을 맞추기 위해 내부 리서치를 활발히 진행 중이며, 관련 부처와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 가상자산 기반 결제 서비스를 시도했던 핀테크 기업들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다날(064260)의 스위스 법인 ‘페이프로토콜’은 과거 ‘페이코인’을 발행하며 320만 회원과 15만 가맹점을 확보, 국내 최초의 가상자산 결제 생태계를 구축한 바 있다. 다만 금융당국의 실명계좌 규제로 사업을 중단한 이후, 올해 2월부터는 원화거래소인 ‘코빗’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결제 서비스를 재개했다. 사용자가 페이코인 앱에서 동의하면 코빗에서 가상자산을 매도해 원화를 출금하는 구조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페이코인(PCI) 등 다양한 가상자산을 지원한다.
다날 관계자는 “결제 인프라와 앱 서비스가 모두 재가동 중인 만큼, 스테이블코인이 허용될 경우 새로운 결제자산으로 바로 연동이 가능하다”며 “한국 법 개정 가이드를 충실히 반영해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KG이니시스(035600)도 2022년 손자회사 ‘메타핀컴퍼니’를 통해 가상자산 결제 진출을 시도했으나 당시 금융당국 규제로 사업을 접었다. 최근 메타핀의 주요 인력이 자회사 KG모빌리언스로 복귀하면서, VASP(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 취득을 위한 TF를 구성해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선 KG이니시스가 메타핀 법인을 활용해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결제 사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아직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을 포괄하는 기본법이 부재해 불확실성이 컸다”며 “이번 제도화 움직임은 경쟁력 있는 기업들의 본격적인 진입을 촉진하고,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아름 (autum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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