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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정우 AI 미래기획수석, 강 비서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 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정부가 초대 인공지능(AI) 미래기획 수석비서관으로 40대인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을 임명했다. 역동적으로 AI 산업을 키우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돋보인다는 반응 속에 과학기술계에서는 AI에 과학기술 이슈가 지나치게 흡수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 AI 미래기획 수석은 1977년생으로 대통령실 수석급 참모 가운데 최연소다. 네이버에서 AI 선행 기술을 총괄한 딥러닝(Deep Learning) 전문가다. AI 미래기획 수석비서관은 이재명 정부가 신설한 직책이다. 

하 수석은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2015년 네이버랩스에 입사해 AI 연구에 뛰어들었다. 2017년부터 3년간 네이버 클로바 AI 리서치 리더를 맡았고, 2020년 10월부터 네이버 AI랩 연구소장을 맡아 AI 중장기 선행기술 연구를 총괄했다. 하 수석은 국제 주요 AI 학회에서 5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하 수석은 글로벌 빅테크가 선점한 AI 시장에서 '소버린(주권) AI'를 강조하며 한국만의 AI 모델·인재 등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현재 네이버 Future AI 센터장, 사단법인 ‘바른과학기술사회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공동대표, 국가보안기술연구소 경영자문위원,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이다. 앞으로 AI 100조원 투자를 포함한 이 대통령의 AI 공약을 구체화하고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는 역할을 맡았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직접 AI를 다뤄본 경험이 있는 젊은 과학기술 전문가가 국정 기획을 주도하는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이 상징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AI 미래기획수석을 만들었고 수석 자리에 40대의 민간 전문가를 앉혔다는 점이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AI 산업에 힘을 쏟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느껴진다"고 기대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지금껏 정부에서 과학기술 이슈를 다룰 때 민간의 입장을 어떻게 다루고 조율할지가 중요한 과제였는데 하 수석을 통해 민간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젊은 AI 전문가가 역동적으로 과학기술 정책을 주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 수석을 중심으로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이 AI에 쏠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정부의 과학기술수석을 폐지하고 AI 미래기획수석실을 만들며 그 산하에 국가AI정책비서관, 과학기술연구비서관, 인구정책비서관, 기후환경에너지비서관을 배치했다. 과학기술수석의 역할을 과학기술연구비서관이 맡게 되지만 AI 미래기획 수석비서관 중심으로 움직여야 하는 구조다.  

과기계 한 관계자는 "수석비서관은 국정과제를 기획하고 진행해 나가는 큰 그림을 그리고 중요한 정책을 정하는 역할을 한다"며 "하 수석은 국가에 AI 연구소를 세우는 이슈에 몰입돼 있는 인물이라 수석비서관이 된 이후에 AI 관련 정책에 주력하느라 다른 과학기술 이슈를 챙기지 못할 수 있다고 본다"고 걱정했다.

국내 한 석학은 "국가의 AI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관련 인프라만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AI 기술 밑바탕에 있는 다양한 학문이 자유롭게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하 수석을 뒷받침할 과학기술연구비서관이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과학계 입장을 대변할 인물이 임명돼야 국가 과학기술 정책의 균형이 맞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과학기술부총리제, 조직개편 등 과학기술 거버넌스가 바뀔 가능성이 있어 현재 AI 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해결할 과제를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AI 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놓칠 수 있는 과학계 입장을 정부 정책에 반영하도록 보완할 인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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