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앵커>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으로 시작된 두 나라간 분쟁이 지난 주말에도 이어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앞서 이번 분쟁에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뉴욕 특파원 연결합니다.
우선 중동 상황을 정리해보죠. 이스라엘의 공습을 사실상 묵인했던 미국이 양측에게 협상을 압박하는 발언들을 내놓기 시작했군요.
<기자> 중동 지역의 긴장 수위를 높인 이스라엘과 이란 분쟁이 양측간 추가 보복 양상으로 이어지면서 미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 앨버타주로 떠나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이란간 합의가 있길 바란다”며 여전히 외교적 해결에 무게를 뒀습니다.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 중재를 언급하며 이란과 이스라엘간 합의와 분쟁 종식을 촉구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이란과의 사태 해결을 논의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중재안을 오래 논의했다면서, 푸틴이 중재에 "준비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태 해결 방식이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1년 내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었다”면서 공격의 명분을 주장했습니다.
이번 분쟁 과정에 핵 프로그램 주요 인사를 잃게 된 이란측에선 외무장관의 성명을 통해 “미국의 합의와 지원이 없이 불가능했다”며 핵 협상도 중단한 상태입니다.
<앵커> 이번 사태로 인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공포가 에너지 시장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미 선물 시장에서 원유 가격이 추가 랠리를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이스라엘이 지난 토요일까지 이란의 천연가스 시설 두 곳을 공습한 여파로 헨리 허브 천연가스 가격은 근월물인 7월과 8월 인도분 모두 2%대 강세입니다.
세계 최대 가스전 중 하나인 이란 남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시설 일부가 드론 공습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이란 국영 매체 등은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7% 넘게 오른 원유 가격도 이번 공습 여파에 야간 선물 시장에서 한때 3% 오르기도 했습니다.
현재 원자재 시장은 양국간 보복 공격으로 극단적인 사태가 발생할 위험도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 사령관(에스마일 코사리)이 “군사 대응은 일부일 뿐”이라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관련 에너지 가격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겁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시나리오를 가정해 이란산 원유가 완전히 막힌다면 브렌트유 기준 90달러, 호르무스 해협 봉쇄 시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봤고, JP모건도 120~130달러까지 도달할 위험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에스팩트 등 분석 기관들은 사우디, 오만 등이 연계된 해협의 지리적인 특성상 완전 봉쇄가 어렵고, 이란도 자국 물류를 완전 차단해야 하는 극단적인 조건으로 인해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씨티그룹도 공급 중단은 제한적으로 평가했는데, 대부분의 기관들은 이번 사태가 진정되면 원유수출국기구의 증산 시점과 맞물리면서 내년까지 유가가 60달러 안팎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오늘부터 캐나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본래 관세 유예 시한을 앞둔 각 나라별 협상 기회로 여겨져왔는데,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 대응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고요?
<기자> 이번 다자간 협의가 실질적인 성명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는 본래 에너지 안보와 중국산 광물 의존, 산불 보호 등 회원국들간 긴장을 높일 위험이 적은 의제가 다뤄질 예정이었습니다.
주최국인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을 피하면서 무역, 인공지능 등 현안을 각 나라마다 개별 성명으로 다룰 기회를 마련한 자리입니다.
문제는 이스라엘과 이란 사태를 그 시급성을 반영해 공통 의제로 올리더라도 의미있는 성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겁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양측간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재 가능성에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회담 참석에 앞서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찾는 등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도 합니다.
불과 사흘간 열리는 이번 회의는 초청국으로 참석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 브라질, 멕시코, 남아공 등 각국이 무역 정책에 대한 입장을 조율해야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지난주 트럼프는 우리나라와 일본 등을 주요 협상국가로 거론하면서, 정상간 만남과 합의 도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현지시간 15일, 백악관) / “우리에겐 이미 무역 합의들이 있고, 그냥 서한만 보내면 됩니다. '당신들이 내야 할 관세는 이만큼이다'라고요. 하지만 몇 가지 새로운 무역 협정을 체결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은 지금까지 이번 G7 회원국 가운데 영국과 의견 접근을 이뤘을 뿐, 나머지 회원국 중 실질적 협상 타결을 밝힌 나라는 한 곳도 없습니다.
이번 회의는 안보와 무역, 두 현안을 동시에 손에 쥔 트럼프에 맞서, G7이 공동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흩어지게 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김종학 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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