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물리적 재고를 고려할 필요 없는 이심(eSIM) 이용자에 한해 신규 영업을 재개한다고 밝힌 16일 서울 시내 SK텔레콤 대리점. 연합뉴스
지난 4월 유심 정보 해킹 사고를 겪어 신규 영업을 중지했던 SK텔레콤이 16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e심 이용자에 한해 신규 가입을 재개했다. 40여일만의 부분적 영업 복귀다. SKT의 영업 재개로 번호이동 시장 판도 변화가 예고된다. 다만, 전면적인 영업 재개가 아닌 만큼 유심을 포함한 전면적인 신규 영업 재개가 어느 시점에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SKT는 16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이날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e심을 이용한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기존 유심 기반의 신규 개통은 당분간 계속 제한된다.
SKT는 4월 해킹 사태 이후 유심 재고 부족 '대란'이 일어나면서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지난달 1일 신규 영업 중단 행정지도를 받았다. 신규 영업보다는 유심 교체에 집중하라는 의미였다. 이에 SKT는 같은 달 5일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대리점과 온라인에서 신규 가입이 중단했다.
SKT는 이날 e심을 이용한 신규 영업을 재개하면서도 전 유통망에서 '유심 교체'를 최우선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20일부터는 교체를 원하는 이용자들이 직접 매장 방문일을 지정할 수 있는 예약 방식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SKT 측은 "기존 예약 이용자들의 유심 교체에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유심 미교체 이용자들에게도 안내 문자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KT가 신규 가입 재개를 시작한 e심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가입자 식별 모듈로 기존 유심(USIM) 칩과 동일하게 가입자 정보, 통화기록, 연락처 등을 저장한다. 물리적으로 단말기에 장착하는 유심과 달리 스마트폰에 내장된 칩에 저장되는 점이 다르다. 통신사 요금제에 가입한 후 통신사로부터 전달받은 QR코드를 스캔해서 프로파일을 다운받는 식으로 '셀프 가입'도 가능하다. 다만, e심은 국내에서 삼성전자 '갤럭시Z4' 시리즈와 '갤럭시S23' 시리즈, 애플은 '아이폰X' 시리즈 이후 지원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국내 이용자에게는 비교적 생소해 가입자 비중도 한 자릿수에 머문다.
통신업계는 e심 이용자 신규 가입 재개를 기점으로 보조금 경쟁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아직 e심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만큼 당장 번호이동 시장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전면적인 신규 영업을 할 수 없었던 이전보다 (번호이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심뿐 아니라 유심까지 SKT의 전면 영업 재개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SKT에서 타통신사나 알뜰폰으로 이탈이 컸던 최근 번호이동 통계를 감안할 때 영업 정상화는 시장 점유율 재편과 직결될 수 있다. 과기정통부의 4월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SKT의 가입 회선수는 2292만4260건으로 2300만개 아래로 내려갔다. SKT의 가입 회선수가 2300만개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정부가 유심 공급 안정화를 영업 재개 기점으로 삼은 만큼 예약자 수요를 대부분 소화한 20일 이후 유심을 통한 신규 영업도 재개될 가능성도 나온다. SKT에 따르면 전날 기준 누적 유심 교체 이용자는 807만명을 기록했고 182만명 잔여 예약자가 남았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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