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42일 만에 영업 일부 재개
유심 교체율 80% 돌파…이번주 중 전체 영업 재개할 듯
하루 30만 건 교체 목표…예약없이 방문 교체 추진
위약금 면제는 민관조사단 해킹 사태 결과 발표이후 결정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SK텔레콤이 해킹 사태로 중단됐던 신규 가입 영업을 이심(eSIM)을 통해 우선 재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행정지도로 인해 지난달 5일부터 신규 가입 접수를 멈춘 지 42일 만이다.
업계는 SK텔레콤 고객 대상 유심(USIM) 교체율이 80%를 넘은 만큼, 조만간 실물 유심 기반의 신규 영업도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역시 유심 교체에 불편을 주지 않는다면 순차로 유심 영업 재개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이 물리적 재고를 고려할 필요 없는 이심(eSIM) 이용자에 한해 신규 영업을 재개한다고 밝힌 16일 서울 시내 SK텔레콤 대리점.(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은 16일부터 전국 2600여 개 T월드 매장과 온라인 T다이렉트샵에서 eSIM(이심) 기반 신규 가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심은 휴대폰에 내장된 디지털 가입자 식별 모듈로, 물리적인 유심(USIM) 칩 교체 없이 프로파일을 내려받는 방식으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물리 유심 재고와 무관하게 즉시 개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심 가입은 이를 지원하는 단말기에서만 가능하다. 삼성전자 갤럭시는 2021년 출시된 S21, Z폴드4, Z플립4 이후 모델부터 가능하며, 애플 아이폰은 2018년 하반기 출시된 아이폰 XR 이후 모델부터 지원된다. 전체 스마트폰 사용자의 약 60~70%가 eSIM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물리적 유심(USIM) 재고 부담 없이 즉시 개통이 가능한 점을 고려해 이심(eSIM)에 한해 먼저 신규 영업 재개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심은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가입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통한 개통도 가능하다”며 “전국 유통망이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유심 교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해킹 사태 이후 고객 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보호 서비스에 자동 가입시켰고, 희망 고객에게는 유심 무상 교체를 제공하고 있다. 15일 기준 누적 유심 교체 고객은 807만 명(이심 포함)이며, 잔여 예약 고객은 182만 명으로 교체율은 81.6%에 달한다.
SKT는 이번 주부터 하루 25만~30만 명 규모로 교체 작업을 가속화해, 오는 20일경 교체율 90% 후반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과기정통부와 협의를 거쳐 이번주 중으로 물리 유심 신규 가입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100% 완전 교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예약 문자 발송 이후에도 매장을 찾지 않는 고객이 40만 명 이상이며, 신규 예약도 매일 2만~3만 명씩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희섭 SKT PR센터장은 “잔여 예약을 0으로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재 48만 명이 일주일 넘게 방문하지 않고 있다”며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 대부분은 하루에도 즉시 처리가 가능해 사실상 교체 완료로 판단할 수 있는 시점이 곧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앞으로 고객이 유심 교체 희망 일정을 직접 지정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예약 없이도 방문 즉시 교체가 가능한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유심 교체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더이상 지체없이 원하는 시간대에 할 수 있으면 저희가 (신규 영업 전면 재개를) 막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 가입자의 위약금 면제 여부 등에 대한 의견도 조만간 정리할 전망이다. 다만 이는 민관합동조사단의 SK텔레콤 해킹 사태 3차 조사 결과 발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위약금 문제는 민관합동조사가 완료돼야 판단이 가능하다”며 “현재는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훈 (yunrigh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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