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AI 개발툴 '엔비디아 옴니버스' 아이작심으로 달라진 포스코스틸리온 산업현장 둘러보니
포스코그룹 인텔리전트 팩토리 고도화...주력 산업현장에 DX기술 시너지
포스코DX가 아이작 심으로 구현한 포스코스틸리온 도금공장 크레인 시뮬레이션 화면. 포스코DX 제공
포스코DX의 후판 크레인 무인화 연구를 위한 데모 설비. 포스코DX 제공
포스코DX 판교사옥에 구축한 AI기술 연구를 위한 광학실험실. 포스코DX 제공
[파이낸셜뉴스] #. 포스코스틸리온 도금공장 크레인 자동화 현장. 트럭에 실린 코일들이 정확히 집어 들어 올려 지고 차례로 크레인 위로 옮겨진다. 비뚤어지거나 잘못 옮겨지면 작업은 즉각 수정된다. 올바른 작업 경로를 실시간 바로 잡아 다시 작동한다. 직접 설비를 재시공해야 하는 부담은 없다. 바로 피지컬AI(인공지능)가 만든 가상 환경 화면 속 현장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상공간에서 리허설을 마친 자동화 현장은 보다 완벽하고 손쉽게 실제 도금공장이 될 수 있다.
포스코DX가 산업현장에 도입한 피지컬AI 개발 툴 '엔비디아 옴니버스'를 활용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산업현장이 건설되기 전에 미리 가상현장에서 실험을 하면서 보다 정교하고 안전한 작업이 가능토록 하는 것이다.
16일 포스코DX에 따르면 포스코DX는 엔비디아 옴니버스 플랫폼의 아이작 심(Isaac Sim)을 채택해 가상 환경 시뮬레이션을 구현한다. 아이작 심은 가상환경에서 실제 센서와 시스템 등이 물리적 환경을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해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SW)다.
윤일용 포스코DX AI기술센터장은 "산업현장이 다 완성되기 전에 미리 가상에서 현장 작동을 실험해보고 보다 정확한 작업 기능을 만들 수 있다"며 "이상 케이스를 가상에서 빠르게 만들어보고 그에 따라 실험해볼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이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정확하게 측정된 작업현장을 만들 수 있는 동시에 나아가 아예 이상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까지도 만들 수 있다. 작업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의 위험 상황 같은 경우 실제로는 시연이 어렵지만 가상공간이라면 사고도 시뮬레이션해 어떻게 대처할지를 미리 파악해볼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피지컬AI 도입이 강조되고 있지만 이처럼 실제 산업현장에 본격 적용되는 것은 흔하지 않다. 피지컬AI가 주로 휴머노이드 로봇 위주로 적용되다보니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산업현장의 실례는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앞서 아이작심 도입 이전부터 포스코DX의 피지컬AI 도입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난 2022년 2D에서 인지기술을 고도화한 이후 이듬해부터 3D 공간에서의 인지와 센서 엔지니어링 작업이 진행됐고, 올해 아이작심을 통해 가상 시뮬레이션까지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특히 포스코DX 판교 사옥에 새롭게 조성한 광학실험실은 가상 시뮬레이션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준다. 가상 공간에서는 파악하기 힘든 온도나 조명 등에 따른 자동화 현장의 센서 작동 여부를 점검한다.
광학실험실에서 만난 포스코DX 연구원은 "바깥 날씨가 흐린지 혹은 맑은지, 구름이 있거나 비가 오는지 등에 따라 제품을 인식하는 센서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이를 이 실험실에서 직접 실험해볼 수 있다"며 "실제 날씨 환경과 똑같이 조명을 조정하면서 센서 작동을 실험하고 그 결과를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반복적인 실험이 불가하고, 예측할 수 없는 물리적인 현상들이 있지만 실험실에서는 이를 얼마든지 모의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피지컬AI는 물건들을 모양별로 분류하면서 나르거나, 남은 작업량을 체크해 산업현장의 무인화를 가능하게 했다. 사물을 인지하는 데 이어 판단하고, 제어하는 눈이나 발과 같은 역할이다.
윤 센터장은 "지금 피지컬 AI는 사람의 눈이나 손·발과 같은 역할을 한다면 앞으로는 뇌의 역할로도 보다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돌발적인 상황에서 사람 뇌처럼 즉각적으로 통합해 빠르게 판단하고 반응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포스코DX는 포항의 포스코스틸리온 도금공장 크레인 자동화 현장의 모든 시스템을 아이작심과 연결하는 게 목표다. 현재의 시설을 아이작 심으로 업그레이드해서 이르면 내달 가상 시운전을 실시하고, 내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스마트한 환경은 포스코그룹 전반적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포스코그룹 측은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등 주력 사업 현장에 산업용 AI, 로봇, 디지털트윈 등 DX기술을 적용해 ‘인텔리전트 팩토리’로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포스코DX는 인텔리전트 팩토리의 근간이 되는 AI와 로봇 자동화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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