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AI 수석 “한국의 언어·데이터로 학습한 AI 모델 개발”
‘국가 AI컴퓨팅센터’ 건설 속도… 제조·서비스로 생태계 확대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선 관련 브리핑에서 AI 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된 하정우 네이버AI혁신센터장이 참석하고 있다./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100조원 AI(인공지능) 전략’을 추진할 책임자로 네이버클라우드 AI 혁신센터장 출신의 하정우(48) 수석이 낙점되면서 정부의 AI 핵심 전략은 ‘소버린(sovereign·주권) AI’ 개발에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 수석은 한국의 언어와 데이터로 학습한 ‘한국형 AI 모델’을 민간 협력 방식으로 개발하고, 이렇게 만든 AI 모델을 오픈 소스(개발에 사용된 코드를 공개)로 다른 기업과 공유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소버린 AI’를 활용해 제조업과 서비스, 공공 부문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AI 산업 생태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픽=정인성
하 수석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가 한국 대표 AI 기업 서너 개를 뽑아서 그래픽처리장치(GPU) 5000장을 몰아줘야 한다”고 했다. GPU는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AI 칩으로, 미국의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다. 비쌀 뿐 아니라 물량이 적어 국내에서 고성능 GPU 확보가 어렵다. 하 수석은 이를 여러 기업·연구소에 분배하는 것보다 ‘소버린 AI’ 개발의 효율을 위해 능력 있는 기업·기관에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 GPU 1만장 규모로 추진 중인 ‘국가AI컴퓨팅센터(데이터센터)’ 건설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민간 사업 참여자를 구하지 못해 2차례 유찰됐지만, 정부는 최근 입찰 조건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업계 관계자는 “비록 해외 자본이 투입되긴 했지만, SK텔레콤과 아마존웹서비스(AWS)의 GPU 6만장 규모 데이터센터까지 완공되면 국내 AI 인프라는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스타트업과 연구기관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데이터센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김정호 KAIST 교수는 “소버린 AI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선 100조원 재원 마련 방안과 이를 뒷받침할 인재 육성 방안도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버린(sovereign·주권) AI
개별 국가 차원에서 개발하는 인공지능(AI)으로, 미국 빅테크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내놓는 AI 모델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 기업이 한국어로 된 데이터를 학습시켜 개발한다. 한국의 문화·사회·가치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보안이 중요한 국방·의료 등 공공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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