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SK그룹 등 데이터센터 구축 활발…네이버는 해외 투자
하정우 초대 AI수석, 민간 현장 감각 살려 기업 투자 이끌어야
1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선 관련 브리핑에서 AI 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된 하정우 네이버AI혁신센터장이 참석하고 있다. 2025.6.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이 잇따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뛰어들면서 민간 주도의 AI 인프라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대통령실 초대 AI미래기획수석 자리 역시 민간 전문가 출신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이 채웠다. 새 정부는 민간의 현장 감각을 살린 AI 사업을 주도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035720)는 경기 남양주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에 약 6000억 원을 투자해 연면적 약 9만 2000㎡ 규모의 디지털 허브를 구축한다.
디지털 허브는 고집적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AI 데이터센터와 R&D(연구개발) 센터를 결합해 AI 대중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SK(034730)그룹도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 남구 황성동 일대의 미포 국가산업단지 데이터센터 구축에 공동 투자한다. 향후 1GW(기가와트) 규모로 확장해 동북아시아 최대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 데이터센터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6만 장을 투입한다. 전 정부가 추진한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에 투입할 예정인 1만 5000장의 4배에 달한다.
앞서 정부는 민관합작 투자를 통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2027년까지 2조 5000억 원 규모의 국가 AI컴퓨팅센터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로 민간 기업에 공고를 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종료된 1차 공모에 이어 이달 13일 2차 공모에서도 응찰 사업자는 없었다. 수익 모델이 불명확한 데다 기업의 투자 부담이 높고 민간 자율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추정된다.
반면 민간 차원의 AI 인프라 사업 투자는 활발히 추진 중이다. 네이버(035420)는 국내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을 넘어 해외로 시장을 확장한다.
팀네이버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모로코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네이버클라우드가 데이터센터의 플랫폼 운영 주체로 참여해 유럽·중동·아프리카(EMEA·the Middle East and Africa) 지역에 소버린AI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GB200) GPU가 탑재된 40MW(메가와트)급 AI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연내 구축할 예정이다.
카카오와 남양주시는 13일 경기도청에서 ‘디지털 허브'(가칭) 조성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왼쪽부터) 주광덕 남양주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카카오 제공)
이재명 정부의 'AI 참모'는 민간 전문가 출신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맡는다.
현장 상황에 밝은 하 수석이 정부 차원의 AI 정책을 주도하게 되면서 기업이 현실적으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실무적 여건 고려가 과제로 부상했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 소장은 "기업은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데 '국가 AI컴퓨팅센터'는 정부가 사실상 처음 추진하는 사업인 데다 수익성이 불확실하니 확장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AI 인프라 사업은 국가적으로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과제인 만큼 새 정부에서 현장 감각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성 중앙대 AI 학과 교수는 "민간 전문가 출신인 만큼 실무 감각이 부족해서 유찰됐던 국가적 AI 인프라 사업을 현실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민간 투자를 유치해 국가 AI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새 정부의 청사진을 이어받아 인재 육성과 국내 인프라 확충에도 힘써야 한다"고 분석했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과 AI 사업이 충돌하지 않도록 조율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력 수요가 많은 AI 인프라 특성상 다른 국가사업과 목표가 다를 수 있다는 진단에서다.
이 교수는 "데이터센터 등 AI 기반 산업은 전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하는데 신재생 에너지는 상대적으로 출력이 부족하고 공급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AI 인프라를 가능한 범위 내에서 확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bean@news1.kr
<용어설명>
■ 소버린AI
특정 국가가 외부 의존 없이 독자적으로 개발·통제·운영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과 생태계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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