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자동차·항공 관세만 일부 완화
캐나다·일본·EU협상은 진전 없이 마무리
우크라·멕시코 정상 대면도 무산
[카나나스키스=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 고조되는 갈등 상황으로 이날 저녁 정상들과 저녁 식사 후 워싱턴으로 하루 일찍 급히 돌아갈 계획이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참가국 정상들과 기념촬영 하는 모습. 왼쪽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트럼프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2025.06.17.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캐나다에서 모인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세계 무역 문제를 논의하며 관세 긴장을 완화하려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각 국은 협상 테이블의 기회를 잃게 됐다.
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 고조되는 갈등 상황으로 이날 저녁 정상들과 저녁 식사 후 워싱턴으로 하루 일찍 급히 돌아갈 계획이다.
앞서 일본,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면하는 이번 G7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부과한 일부 관세를 낮추는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빠른 귀국으로 타격을 입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며 7월 9일 마감시한까지 수십 건의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서류상 존재하는 무역 협정은 영국과의 협정이 유일하다. 중국과는 휴전 수준의 합의만 이끌어냈고, 다른 무역 파트너들과는 여전히 여러 쟁점이 남아있다. 특히 자동차·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가 핵심 쟁점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G7 정상회담 기간 중인 이날 짧게 회동해 지난 5월 미·영 무역협상에서 합의한 내용 일부를 이행하기로 했다.
이제 영국산 자동차에 부과됐던 27.5%의 관세는 연간 10만대까지 10%로 낮아졌고, 영국의 제트 엔진 및 항공우주 부품 수출품은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철강 관세의 전면 철폐에 대한 합의는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도 회담에 나섰지만, 관세 문제에 대해 여전히 협의 중라고 말했다. 양국은 30일 이내 합의 도출을 목표로 협상하기로 했고, G7 종료 후 다시 만나기로 했다.
트럼프는 캐나다산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및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기준에 맞지 않는 수입품에 여러 차례 관세를 부과해왔다. 이에 대해 캐나다도 보복 관세를 시행했고, 추가 보복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트럼프는 이달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세를 기존 두 배인 50%로 올렸다. 이는 캐나다 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조치다.
캐나다 관리들은 워싱턴을 오가며 미국 측에 모든 관세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기본 관세가 영구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과 30분간 회담했지만, 관세 합의엔 이르지 못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에 부과한 24%의 상호 관세는 물론 자동차, 철강 등 품목별 관세도 모두 철폐하는 등 미국의 관세 조치 재검토를 요구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한국을 비롯해 멕시코, 인도,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우크라이나 등 G7 외 다른 국가 정상들도 이번 회담에 초청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과 무역 논의를 촉진하기 위해 이날 앨버타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대면 기회를 잃었다.
멕시코 무역 당국자들은 최근 몇 주간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과 철강 업계 경영진들을 설득하려 했다. 멕시코는 미국과의 철강·알루미늄 및 관련 파생상품 교역에서 유일하게 미국이 흑자를 내는 국가인 만큼, 관세가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미국과 EU 간 협상은 최근 몇 주간 진전을 보였지만,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여전히 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했거나 위협 중인 일부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EU 측의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회담할 예정이었다.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에게 러시아에 대한 더욱 강경한 제재를 촉구하려 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면담에서 우크라이나 무기 구매 확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었다.
한편 G7 정상회담 속 트럼프 대통령과 각국 정상들 간 불협화음은 회담 초기부터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G7 공동 성명 초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2014년 러시아를 G8에서 퇴출시킨 것을 "큰 실수"라고 비판하면서 당시 러시아가 추방 당하지 않았다면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퇴출 결정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저스틴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 탓으로 돌렸다.
그는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후 G7 회담에 초청하는 것에 대해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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