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바이오 기업 매출 1조6천억에 달해…육동한 시장 "세계시장 진출"
(보스턴=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가 세계 바이오 산업의 심장부인 미국을 직접 찾아 '한국판 켄달스퀘어' 조성을 위한 벤치마킹에 나섰다.
춘천지역 바이오기업 전시관 찾은 전윤종 KEIT 원장(왼쪽부터)과 육동한 춘천시장. [촬영 이상학]
육동한 춘천시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전시회인 'BIO USA' 행사장을 방문했다.
춘천시, 켄달스퀘어가 모델…미국 현지서 협력 방안 논의
육 시장은 이날 BIO USA 행사장에서 부스를 운영 중인 9개 지역 바이오 기업을 격려하고, 미국 현지 산업 관계자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춘천 바이오산업은 이제 국가사업으로 전환됐다"며 "이제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술 교류를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BIO USA 행사장 전경 [촬영 이상학]
전윤종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장(KEIT)도 "춘천은 이미 68개의 바이오 기업이 집적된 국내 유수의 바이오 산업 도시"라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춘천 기업들이 세계 바이오 시장의 흐름을 체감하고 활발히 교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육 시장과 전 원장은 이번 행사 참가를 지원한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과 강원대 산학협력단도 함께 격려했다.
김현욱 강원대 산학협력부단장(생물공학전공 교수)은 "전시회 참가를 계기로 춘천의 바이오 인프라가 글로벌 시장 진출의 실질적 교두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육 시장은 전날(15일) 북미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세계 한인 생명과학자 단체인 K-BioX와 공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AI 헬스케어, 오가노이드 등 첨단 분야 공동 연구개발, 춘천 바이오 기업의 미국 진출, 글로벌 심포지엄 공동 개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육동한 춘천시장, 북미 한인 생명과학자 단체 K-BioX와 업무협약 [촬영 이상학]
그는 미국 출장 첫 일정으로 지난 14일 보스턴 켄달스퀘어(Kendall Square)를 찾았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1평방마일'로 불리는 이곳은 MIT(매사추세츠공대), 하버드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세계적 연구기관과 제약기업이 밀집해 있다.
춘천시는 단순한 산업 집적을 넘어서 미국 보스턴처럼 연구소·병원·기업이 도시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창업과 인재 순환이 지속되는 구조를 구현할 계획이다.
춘천 바이오 산업 집적화 시동…23년 인연이 만든 혁신 모델
육 시장이 미국 현지를 직접 찾은 배경에는 바이오산업이 도시를 한 단계 끌어올릴 미래 핵심 성장동력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의 신념 바탕에는 춘천 바이오산업과 오랜 인연이 원동력이 됐다.
육 시장은 지난 1997년 강원도청 재정경제보좌관 재직 시절 당시 춘천시장이던 고(故) 배계섭 전 시장과 함께 기획재정부 예산실을 방문했다.
이때 바이오산업 기반 구축을 위한 예산 40억 원을 처음 확보하며 지역 바이오산업의 물꼬를 텄다.
기획재정부 출신인 육 시장의 인적 네트워크가 결실을 이룬 것이다.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에 마련된 고 배계섭 전 춘천시장 기념관을 찾은 육동한 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듬해인 1998년에는 춘천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국내 첫 바이오산업 육성 시범도시로 지정됐고, 이를 계기로 2003년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이 설립됐다.
육 시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지역 바이오 기업의 성장이 이뤄졌고, 지난해에는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도 선정되는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진흥원이 지원하는 춘천지역 60여 개 바이오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1조6천억 원에 달해 설립 첫해인 2003년에 비해 37배 이상 증가했다.
고용 인원도 2003년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 현재 3천100여 명에 달한다.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전경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진흥원 설립 이후 23년간 춘천은 전국 최고 수준의 바이오 인프라를 갖추고, 6개의 상장 바이오기업, 대학과 탄탄한 연구 기반을 바탕으로 바이오 중심도시로 성장했다.
춘천시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켄달스퀘어 모델을 본뜬 '한국형 바이오 집적지'를 구현하고자 산·학·연 협력체계 강화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BIO USA 한국관 찾은 육동한 춘천시장(오른쪽) [촬영 이상학]
육 시장은 "켄달스퀘어는 도시와 산업, 연구가 긴밀히 맞물려 작동하는 혁신의 대표 모델"이라며 "이번 방문은 지역 여건에 맞춘 바이오 집적 전략으로 춘천형 바이오 생태계를 실현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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