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패통탄 총리 "양국 국민 안전 위해 통행 제한"
캄보디아 프놈펜 과일 상인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판매 금지]
(하노이·방콕=연합뉴스) 박진형 강종훈 특파원 = 최근 태국과 국경 분쟁으로 무력 충돌한 캄보디아가 태국산 과일·채소 수입을 금지했다.
17일(현지시간) AP·AFP 통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당국은 태국이 국경 통행 제한을 해제하지 않고 있다며 이날 국경에서 모든 태국산 과일·채소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가 발효됐다고 밝혔다.
앞서 캄보디아 실권자 훈 센 전 총리(현 상원의장)는 전날 TV 연설에서 태국이 24시간 내에 국경 통행을 정상적으로 재개하지 않으면 태국산 과일·채소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압박했다.
그는 태국과의 국경 분쟁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한 것과 관련해 캄보디아가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ICJ 판결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태국이 ICJ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고 제소에 응하지 않는 것에 대해 "법원을 두려워하는 것은 도둑뿐"이라고 덧붙였다.
훈 센 의장은 태국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이주민 수만 명을 향해 "우리는 귀국해야 하며, 지금이 적절한 때"라면서 "국경 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기에 모욕적인 언사가 발생하기도 하며, 이번에는 더욱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훈 센 의장은 2023년까지 38년간 장기 집권한 뒤 아들 훈 마네트에게 총리직을 물려줬다.
훈 센 의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전날 태국 군 지휘관과 국방부·외교부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양국 국민의 안전이 우려돼 국경 통행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양국 정부 협의체 외의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한 메시지는 양국 모두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태국 정부는 캄보디아와의 국경 분쟁 위기 대응을 위한 특별 조직을 신설했다.
태국 군은 이날 동부 사깨우주와 접한 캄보디아 포이펫 지역의 카지노 단지에서 일하는 태국인들의 출근도 금지했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지난 14∼15일 두 나라 당국자들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양국 협의체 공동경계위원회(JBC)를 열어 협상을 벌였으나, 현 분쟁을 해결할 큰 진전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전했다.
두 나라는 오는 9월 태국에서 JBC 회담을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캄보디아는 지난 15일 국경 지역 4곳의 분쟁 해결을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ICJ에 제출했으며, 이 4곳의 국경 분쟁은 더 이상 JBC에서 협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태국 북동부 국경지대인 우본라차타니주 남위안 지역에서 양국 군이 소규모 총격전을 벌여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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