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초대형 투자
차세대 OLED 생산장비 확충
전 제품군 사업 경쟁력 강화
中광저우 LCD 공장 매각 후
파주사업장 중심으로 재투자
지역경제 낙수효과도 기대
LG디스플레이가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 생산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면서 미래 디스플레이인 OLED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17일 이사회의 1조2600억원 규모 투자 결정을 발표하면서 "선제적인 OLED 기술 투자를 통해 세계 최대 97인치 OLED TV부터 소형 제품인 스마트폰 패널 등 모든 제품군에서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전 세계 디스플레이시장 주류를 OLED로 만들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새로운 장비 구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해상도가 더 높고 소비전력은 낮은 차세대 OLED 패널을 개발해 고객사들과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가 차세대 패널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첨단 장비를 구입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수년간 꾸준히 OLED 기술 경쟁력 강화와 시장 확대에 공을 들였다. 이를 통해 TV와 정보기술(IT)·모바일 기기 등 모든 제품군에서 OLED의 비중이 커졌다. 전체 매출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40%에서 2023년 48%로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치인 55%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업구조가 OLED 중심으로 탈바꿈하면서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2022년과 2023년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고 올해 1분기에도 3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연간 기준 3000억~6500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이뤄지는 LG그룹 차원의 첫 대규모 투자 결정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1조2600억원 투자 중 약 7000억원이 파주시를 포함한 경기도에 집중된다. 이곳에 위치한 협력업체들은 직접적인 낙수 효과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의 투자 결정은 한국 제조업의 공급망 강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백라이트가 필수인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OLED는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특징으로 인해 화질이 뛰어나고 두께가 얇으며 소비전력이 낮다. 또한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하기 때문에 자동차, 로봇, 스마트가전 등 다양한 첨단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반면 고품질 OLED 패널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한정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첨단전략산업기금을 신설하고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며 "기업 투자와 정부 지원이 함께 이뤄진다면 K디스플레이의 공급망과 산업 주도권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추격하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을 견제한다는 의미도 있다. 이번 투자는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을 매각한 후 국내에 재투자하는 것이다. 일종의 '리쇼어링'인 셈이다. 한국산 프리미엄 OLED를 통해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다.
이뿐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톈마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톈마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및 LCD 특허를 여러 건 침해한 정황이 드러났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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