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공격 승인 후 최종 명령 보류
이란 보복 없이 핵 폐기 성공 땐 외교 성과
실패 땐 심각한 갈등·이란 핵무장 가능성
'MAGA' 진영에서도 "전쟁 개입 반대" 반발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이란 공격을 시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에서 가장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이견이 분출하면서 그의 강경 노선이 정치적 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라는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 공격을 승인했지만 최종 명령은 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격에 미국이 가세할지 여부를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란 남부의 핵시설 파괴 공격을 마무리하는 것을 돕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보복 없이 핵 폐기에 성공할 경우 예측 불가능한 외교 정책으로 성과를 거두는 대통령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반대로 작전에 실패할 경우 미국은 심각한 중동발 갈등에 휘말려 미국 시민들을 위험한 상황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WP는 내다봤다. 이란이 오랫동안 부인해왔던 핵무기 개발을 결의하고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여부를 두고 보수 진영에서조차 반대가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약속한 반전 공약과 상충되는 행위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개입을 거듭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로 분류되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은 소셜미디어 X에 “미국이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전면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미국 우선주의 및 MAGA가 아니다”고 썼다. 그는 최근 한 방송에서도 “중동 전쟁 (개입은) 미국을 20년 후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배넌과 터커 칼슨, 찰리 커크 등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백악관 관계자들은 최근 ‘MAGA’ 진영의 영향력있는 인사들에 연락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 이란 전략이 바뀐 이유를 설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와 유고브가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성인 15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는 전쟁 개입을 반대했다. 자신을 공화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에서도 53%가 전쟁 개입을 반대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개입을 암시하자 그에게 충성스러웠던 ‘MAGA’ 진영에서 반란이 일어났다”며 “이미 단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화당은 더욱 분열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김겨레 (re97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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