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야외 스포츠로 주목받고 있는 에어배드민턴. 실내에서 벗어나 모래사장, 놀이터 등 야외에서도 즐길 수 있다. 남자 2명, 여자 1명이 한 팀을 이루는 트리플 경기까지 있다. BWF 홈페이지
‘에어 배드민턴’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항공사 이름은 아닙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개발한 새로운 야외 배드민턴을 말합니다. 실내 코트에서 진행하는 기존 배드민턴과 달리 잔디, 모래, 하드코트 등 다양한 야외 표면에서 배드민턴의 묘미를 즐길 수 있어 접근성과 참여도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에어 배드민턴은 옥외에서 플레이하다 보니 천연 깃털이 적용된 셔틀콕 대신 바람에 더 강한 에어셔틀을 사용하고 데드존이 있는 변형된 코트를 경기장으로 씁니다. 배드민턴은 단식과 복식으로 나뉘지만 에어 배드민턴은 남녀 혼성으로 한 팀에 3명씩 뛰는 3인조 트리플이 추가됩니다. 코트는 실내 배드민턴 코트보다 더 긴데 네트를 기준으로 코트 양쪽으로 2m의 데드존을 뒀기 때문입니다. 데드존은 랠리를 유도하기 위한 특별구역이라고 보면 됩니다. 데드존을 통해 단기 승부보다는 긴 랠리로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사진> 에어배드민턴에 사용하는 에어셔틀. 최대 시속 12km 바람에도 플레이할 있다고 한다. 아마존UK 홈페이지
<사진> 에어배드민턴 코트 규격. 네트 양쪽으로 데드존이 있는 게 특이하다. BWF 홈페이지.
선수는 에어셔틀을 치기 위해 데드존 안으로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에어셔틀을 친 뒤에는 데드존 안으로 들어가거나 착지할 수 있습니다. 배구에서 후위 공격을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코트 표면에 따라 네트 높이가 달라진 것도 특이합니다. 점프가 쉽지 않은 모래의 경우에는 1.45m로 잔디나 하드코트보다 10cm 낮습니다.
경기는 5전 3선승제로 진행되며 먼저 11점을 따낸 팀이 경기를 선취하게 됩니다.
일반 배드민턴 라켓을 그대로 사용해도 되지만 에어셔틀의 무게를 고려해 상대적으로 굵은 스트링에 텐션을 낮게 맨다고 합니다.
에어배드민턴을 창안한 이유는 배드민턴 저변의 확대에 있습니다. 실내 공간을 찾지 못해 배드민턴을 즐기지 못하는 동호인을 위해 공원, 해변, 놀이터 등 실외에서나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사진> 국제배드민턴연맹 에어배드민턴 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중수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 채널에이 자료
에어배드민턴의 보급에 한국인이 앞장을 서게 됐습니다. 김중수 아시아 배드민턴연맹 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20일 대한배드민턴협회(회장 김동문)에 따르면 BWF는 최근 개최한 온라인 이사회를 거쳐 김중수 회장을 에어 배드민턴 위원회 위원장으로 공식 선출했습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BWF 이벤트 위원회 및 Development & ‘모두를 위한 스포츠(Sport for All)’ 위원회 위원직에도 동시에 위촉돼 활발한 국제 스포츠 외교 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에어배드민턴 위원장 선출은 BWF의 핵심 글로벌 프로젝트인 에어 배드민턴 보급 확대에 한국이 중심 역할을 하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김 회장은 아시아 배드민턴연맹 회장뿐 아니라, 2021년과 2024년 2회 연속 BWF 이사로 선출됐습니다.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생활체육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중수 회장은 “에어배드민턴은 기후, 공간, 장비의 제약을 넘는 진정한 ‘스포츠 포 올’의 실천 수단”이라며 “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로의 확산에 있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는 또 “국제 스포츠 기구 내에서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외교적 가교 구실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모래밭에서 열린 에어배드민턴 대회. ANOC 홈페이지.
배드민턴은 전 세계적으로 3억 명이 넘는 동호인이 즐기는 대표적인 생활 스포츠입니다. 스피드, 지구력, 파워, 민첩성 같은 신체적 능력을 향상하고, 스트레스를 예방하며 어린이의 근시 위험을 낮추고, 고혈압, 당뇨병, 비만과 같은 건강 문제의 위험을 없애고, 성인과 어린이 모두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배드민턴을 1시간만 해도 450kcal 이상이 소모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부분 사람이 처음으로 배드민턴을 경험하는 곳은 실내가 아닌 야외입니다. 어릴 적 아빠나 엄마 손에 이끌려 공원에서 라켓을 잡은 경험도 있을 겁니다. 에어배드민턴은 실내 종목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야외게임으로 외연을 확대하려 합니다. 이제 한번 즐겨보시렵니까.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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