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파세대 이용자 높은 앱 5위 네이버웹툰
캐릭터챗 1020 사용자 비율 76%
"부가서비스가 성장 정체기 탈출 실마리"

웹툰 '작전명 순정' 캐릭터 고은혁. 사진=네이버웹툰 캐릭터챗 갈무리

성장 정체기를 맞이한 국내 웹툰 시장이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1020세대)를 잡으면서 재도약 기회를 포착했다. 잘파세대가 최근 쇼츠, 릴스 등 숏폼 콘텐츠 시청을 즐기는 것 못지 않게 웹툰 플랫폼을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캐릭터챗 등 지식재산권(IP)을 확장한 웹툰 서비스가 잘파세대 취향을 공략했다는 분석이다.

24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잘파세대 사용자 비율이 높은 애플리케이션(앱) 5위에 '네이버웹툰'이 올랐다. 같은 기간 잘파세대 사용 비율이 50% 이상인 앱 가운데 월간활성사용자(MAU) 수 평균이 가장 높은 앱 또한 네이버웹툰이 차지했다. 월평균 MAU는 711만명이었다. 그 뒤를 에이블리(483만명), 엑스(473만명), 디스코드(405만명)가 이었다.

다만 웹툰 플랫폼 모두가 잘파세대의 선택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잘파세대 사용자 비율이 높은 앱 10위권 안에 들어간 웹툰 플랫폼은 네이버웹툰이 유일했다. 비결은 AI 기반 채팅 서비스인 '캐릭터챗'이었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캐랙터챗의 1020 사용자는 76%였다. 특히 10대 사용자는 47.6%로 가장 높았다.

네이버웹툰은 팬덤 문화에 익숙한 잘파세대의 소비성향과 캐릭터챗의 사업 방향성이 맞아떨어졌다고 풀이했다.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와 버블, 위버스 팬덤 플랫폼으로 소통하듯이 캐릭터챗으로 웹툰 주인공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이다. 캐릭터챗은 단순히 웹툰 등장인물과 의사소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친밀도를 올리는 기능도 갖고 있다. 사용자의 대화 빈도나 방식에 따라 친밀도가 올라 같은 질문을 해도 캐릭터의 대답이 바뀌는 식이다.

마치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듯한 효과에 캐릭터챗의 충성 사용자도 나오고 있다. 캐릭터챗의 전체 메시지 중 유료 메시지는 지난달 기준 41%를 차지했다. 인당 결제 금액도 서비스 출시 첫 주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까칠한 캐릭터로 유명한 '시월드가 내게 집착한다' 남자 주인공 캐릭터 '테르테오' 챗봇의 경우엔 지난달 기준 유료 메시지 비중 52%를 기록했다.

네이버웹툰 앱의 캐릭터챗을 통해 웹툰 주인공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웹툰

캐릭터챗 사용자들은 원작 소비와 함께 결제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이삼샵'의 '설효림' 챗봇 사용자의 원작 열람 회차 수는 해당 캐릭터 챗봇 출시 전후 일주일 비교 시 97% 증가했다. 작품 열람자 수는 29%, 결제자 수는 22%, 매출액은 44% 증가했다. '99강화나무몽둥이'의 '러브' 캐릭터챗 사용자들의 경우 원작 열람 회차 수가 같은 기간 77% 늘었다. 작품 열람자 수는 20%, 결제자 수는 12%, 매출액은 31% 늘었다. 캐릭터챗이 네이버웹툰 유입을 증가시키는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한 것.

업계는 부가서비스를 통한 IP 확장이 성장 정체기를 벗어나기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본다. 그동안 웹툰 시장이 주력해왔던 장르 다양화와 크로스미디어 전략만으로는 성장하기 힘든 시점에 이르렀다. 실제로 웹툰 시장 성장률은 펜데믹 이후 둔화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웹툰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성장률은 19.7%로 2021년(48.6%), 2020년(64.7%) 대비 반토막 이상으로 쪼그라들었다.

양지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체기를 탈출하는데 웹툰 캐릭터를 이용한 IP 부가서비스는 굉장히 효과적"이라며 "특히 AI의 경우 채팅뿐만 아니라 동영상 등 여러 기술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기술 고도화로 패러다임 시프트가 왔을 때 해당 기술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건 확장성이 넓은 콘텐츠 IP다. 더군다나 웹툰의 경우 캐릭터 팬층이 형성돼 있어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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