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단기차입 비중 60% 돌파…유동비율은 20%대 불과
적정 수준 못 미치는 건전성…현금흐름도 순유출 이어가
중장기적 성장 담보 어려워…모바일게임 시장 불확실성 확대
이 기사는 2025년06월27일 15시51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실적 개선에 성공한 넷마블(251270)이 차입구조 안정화에는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현금을 쌓지 못해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만기가 1년도 남지 않은 단기차입금 비중이 60%를 넘어서며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 불확실성이 상당한 만큼 넷마블이 재무안정화를 위해 보유 자산에 대한 매각 작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넷마블 구로 사옥 전경.(사진=넷마블)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마블의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차입금 규모는 1조2969억원으로 전년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중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차입금은 8384억원으로 같은 기간 5974억원 대비 40.3% 급증했다. 이에 따른 단기차입금 비중은 45.8%에서 64.6%로 18.9%포인트(p) 상승했다.
통상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전체 차입금의 50% 이하일 때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비중이 높을수록 기업이 단기간 내 상환해야 할 채무가 많아지기 때문에, 유동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재무건전성 유지에 핵심적인 요소다.
넷마블은 2024년 들어 하이브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순차입금 부담을 일부 줄였지만 차입금부담은 코웨이와 스핀X(SpinX) 등 대규모 지분 투자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스핀X 인수 잔금 지급과 과천 지타운 프로젝트와 같은 대규모 자금 소요가 예정돼 있어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문제는 현금을 비롯한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실적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넷마블은 영업활동은 물론 재무 및 투자 부문에서도 모두 현금 순유출을 기록하며 유동성 상황이 악화됐다. 넷마블의 자체 유동성만으로는 만기 대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1분기 넷마블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30억원, 재무활동현금흐름은 -94억 원,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1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1분기 말 기준 넷마블의 별도 현금성자산은 203억 원으로 전년 말 650억원 대비 68.7% 급감했다.
같은 기간 유동비율도 26.5%에서 21.7%로 4.8%포인트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은 100~150%를 적정 수준으로 보는데 현재 넷마블은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 유동부채의 20%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불확실한 모바일 게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넷마블이 차입구조 장기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 심화와 모바일게임 수명 단축 등으로 중장기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지속적인 현금 유입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실제 넷마블의 게임 포트폴리오 가운데 90% 이상을 차지하는 모바일게임 시장은 OTT와 숏폼 콘텐츠 플랫폼의 확산으로 이용자의 체류 시간이 짧아지고, 신규 유저 유입도 둔화하고 있다.
여기에 개발 역량을 끌어올린 중국 게임사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기존 모바일게임의 매출 진부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로 인해 넷마블을 비롯한 모바일게임 중심 업체들은 실적 변동성 확대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넷마블이 재무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보유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확보 가능한 영업현금 흐름과 유동성만으로는 예정된 자금 소요를 충당하기 어려운 만큼 자산 매각을 통한 외부 자금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유영빈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스핀X 인수대금 잔금 지급 및 과천 제2사옥 신축 등 투자자금 소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현금창출력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중·장기 재무부담 제어를 위해 잔여 보유자산 매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넷마블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2337억원으로 같은 기간 1825억원 대비 28.1%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893억원으로 적자에서 벗어났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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