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유예 마감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주만해도 마감 시한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협상에 여유를 보이는 듯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인 서한 발송을 예고했군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주 예산안 지지 연설과 오늘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나라와 협상할 수 없다면서 일방적으로 관세안을 통보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지난 27일에도 원하는 대로 관세를 결정하겠다면서 연장할 수도 있고, 단축할 수도 있다면서 주변 국들을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의 강경 발언 직후 캐나다가 ‘디지털세’로 불리는 3%의 세금 부과 방안을 전격 철회하는 등 미국 주도로 상황이 빠르게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4월 2일, 전 세계 교역국에 최대 50% 상호관세를 유예한 뒤 발효 하루 만에 10%로 낮추고 석 달간 이를 협상의 지렛대로 이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오는 7월 8일 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영국, 중국 외에 이렇다 할 협상 결과를 발표한 나라는 없습니다.

중국과의 합의도 실제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 지난 제네바 합의 당시의 중국의 희토류 수출 등 협정 이행을 확인하는 것에 그쳤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주 인터뷰에서 “소규모 무역 대상국가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일방적 서한 발송의 가능성을 시사해왔습니다.

관세 영향을 두고 월가 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완전히 걷히지 않고 있습니다.

JP모건은 주요 국가들과 협상에서 물리적인 시한이 임박한 점,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여전하다는 가정에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을 여전히 40%로 높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 주 우리 정부도 새 정부들어 한미간 첫 관세 협상을 가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시간에 쫒기게 될 것 같은데, 어떤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국가들이 워싱턴 D.C를 찾아 연달아 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뾰족한 답은 여전히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관세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미 주요 내각 인사들의 발언에서 온도차입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협상은 주요 10개국에 대한 협상에서 진척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시한을 9월 1일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대로 교역 비중이 적은 나라, 즉 200개국 가운데 일부를 그룹으로 묶어 일방적인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도 검토 중입니다.

당초 가장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던 인도가 철강과 자동차 부품, 농산물 등에서 가장 비협조적인 국가로 분류되면서 관세 부과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집니다.

일본도 전체 GDP의 10%를 의존하는 자동차 수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수백 만대를 사고 미국차는 사주지 않아 불공평하다”면서 추가 양보를 요구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도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새 정부와 미국측 협상 라인이 구축되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측도 미국측의 관세 협상 시한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양측의 기술적인 협의에 집중했다”고도 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 상무부가 다음 달 반도체와 의약품, 광물 등에 대한 미 무역법에 따른 국가 안보 위반 품목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할 전망입니다.

현재 상호관세 수준에서 합의를 하더라도 민감한 품목들이 남게 되면서 물리적인 시한과 각국 이해관계를 조기에 매듭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자국 상황도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안을 다음 주까지 처리하기 위해 의회를 압박하고 있는데, 재정 적자만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요?

<기자> 미국 달러화 가치와 전 세계 채권 시장에 영향을 주는 미 예산안 합의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른바 하나의 큰 아름다운 법으로 불리는 이번 예산안은 하루 전 미 상원에서 51대 49로 본격 표결을 위한 첫 관문을 가까스로 통과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시행한 감세안을 영구적으로 확정하되, 메디케이드로 불리는 복지 예산 수급자를 10년간 1200만명 줄여 재정적인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하지만 현재 집권 당인 공화당 내에서조차 8명의 의원들이 표결에 반대하면서,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면 협상을 하거나 공개적인 비난을 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또 이번 예산안은 ‘버드 룰’에 따라 본래 포함할 수 없는 미국의 부채한도 상향까지 안건에 담았는데, 법안에 반대하고 있는 야당과 공화당 내부 갈등만 부르는 격이 됐습니다.

초당적인 미 의회예산국은 이번 예산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10년간 미국의 재정적자가 3조 3천억 달러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경제적인 충격을 후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조기 지명으로 풀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김종학 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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