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자체 개발 AI '믿음 2.0' 오픈소스 공개…"한국적 AI 구현"

KT 기술혁신부문 연구원들이 서초구 KT 우면연구센터에서 '믿음 2.0'을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KT 제공)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세간에선 KT가 '믿음' 모델 개발을 중단한 것 아니냐 하는 의문을 갖고 바라보는 분들이 많은 거 같지만, 한번도 개발을 멈춘 적이 없다."

KT는 3일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언어모델(LLM) '믿음 2.0'의 오픈소스 공개 계획을 발표했다. 공개는 4일 AI 개발자 플랫폼인 허깅페이스에서 이뤄진다.

오픈소스 공개를 결정한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 선언 이후 불거진 '자체 개발 AI 중단설'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협업은 최고 성능의 AI 전환이 필요할 경우 GPT 모델을 통해 제공하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에서 KT로 합류한 신동훈 KT Gen AI Lab장(CAIO) 상무는 "지난해 7월 KT에 합류한 후 '믿음' 개발을 지속해왔고, 한번도 개발을 멈춘 적이 없다"며 "믿음 1.0을 기반으로 KT의 한국적 AI 철학에 맞게 한 단계 성능이 개선된 모델 개발을 해왔다"고 했다.

믿음 2.0은 '한국적 AI'라는 KT AI 철학을 담은 언어모델이다. 한국의 정신과 방식, 지식을 기반으로 구현했다. 이를 위해 KT는 한국의 사회적 맥락과 고유의 언어적·문화적 특성 등을 충분히 반영해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KT는 2023년 '믿음 1.0' 버전을 출시한 이후 자사 AI 고객센터(AICC), 지니TV, AI 전화 등 다양한 서비스에 이를 적용해 왔다.

새로 선보이는 믿음 모델은 △115억 파라미터 규모의 '믿음 2.0 베이스' △23억 파라미터 규모의 '믿음 2.0 미니' 2종이다. 모두 한국어와 영어를 지원한다. 110억 파라미터 이상 한국어 범용 LLM을 누구나 상업적으로 쓸 수 있도록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한 것은 KT가 처음이다.

KT는 '믿음'이 자사와 고려대학교가 공동 개발한 한국어 AI 역량 평가 지표인 '코-소버린' 벤치마크에서 유사 국내 모델을 비롯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오픈소스 모델을 능가했다고 했다.

또 한국과 관련한 전문 지식 이해도를 측정하는 대표적 벤치마크 'KMMLU'와 한국어 언어모델 평가 지표인 'HAERAE'에서도 '믿음'은 국내외 주요 오픈소스 모델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KT는 믿음 2.0을 기반으로 '한국적 AI' 확산에 나선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으로 'GPT-4'에 한국적 사고를 추가 학습시키는 방식의 모델을 순차 공개할 예정이다. 고성능 프로 모델과 추론 모델, 텍스트, 이미지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학습하고 처리하는 멀티모달 모델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마이크로소프트와 AI 협력이 발표된 뒤 불거진 자체 개발 AI 모델 포기설도 반박했다.

신 상무는 "KT는 대한민국 통신 사업을 책임지는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생성형 AI 원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MS와의 협업은 시장에서 최고 성능의 AI 전환을 원할 경우 확보하지 못한 기술을 GPT 모델을 통해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또 '믿음'과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을 통해 제공될 GPT 모델 차이는 목적으로 구분했다. 신 상무는 "GPT는 시장에서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모델"이라며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에는 GPT 모델, QA 요약 등에선 믿음이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SK텔레콤의 한국어 특화 대형언어모델(LLM)인 '에이닷 엑스(A.X) 4.0'을 언급해 양사의 묘한 신경전도 감지됐다.

신 상무는 "에이닷 엑스 4.0은 저희보다 7배 이상 큰 모델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믿음 프로 모델도 그 정도를 상회하는 성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델은 전 과정을 모두 자체적으로 학습해 만든 모델이고, SK텔레콤의 경우 외부 모델을 바탕으로 중간 단계에서부터 학습을 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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