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 노조 제공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입장차로 게임업계 최초로 파업에 돌입한 네오플의 노사 간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성과급 제도가 불합리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하자 사측이 정면 반박했고, 이에 노조가 곧바로 또 추가 입장문을 내며 평행선이 길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대표작 ‘던전앤파이터(던파)’ 시리즈를 개발한 자회사 네오플은 지난달 26일 사내 공지를 통해 “게임업계 최초의 파업이라는 유례없는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언론을 통해 외부에 알려진 내용 중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는 글을 올렸다.
앞서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넥슨지회 소속 네오플 노동조합은 사측이 지난해 ‘던파 모바일’의 성과에 힘입어 역대 최고 매출인 1조 3783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출시 후 2년간 순이익에 비례해 지급해야하는 신규 개발 성과급(GI)을 임의로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해 영업이익 9824억원의 4%에 해당하는 금액을 직원들에게 수익배분금(PS)으로 분배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서울지사와 25일 제주 본사에서 각각 집중 결의대회를 연 데 이어, 다음 날부터 3일간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현재는 부서별 순환 파업이 진행 중이다.
사측은 정당한 대가를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네오플은 “던파 모바일을 국내에 출시한 이후 2022년 말부터 2년간 약속된 한국 GI를 지급했으며 중국 출시 1차 GI 지급 전까지 구성원에게 총 30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4월 지급된 중국 1차 GI에 이어 향후 1년 반 동안 2~4차분 GI를 차례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신규 개발 조직에는 론칭 전 개발 기간 동안 ‘마일스톤 인센티브(MI)’를 지급하고 있다. 던파 모바일 팀에도 개발 단계에서 총 세 차례의 MI가 지급됐다”며 “한국과 중국 론칭 시점에는 격려금을 각각 지급했고 중국의 초기 흥행을 축하하는 의미로 던파 모바일 조직을 포함한 전사 구성원에게 ‘스팟 보너스’도 지급했다”고 전했다.
던파 모바일은 당초 중국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외부 요인으로 출시가 불투명해지자 2022년 3월 국내에 먼저 출시했다. 이후 중국 출시는 약 2년이 지난 2024년 5월에서야 이뤄졌다는 게 네오플 사측 설명이다.
네오플은 “국내 출시 이후 같은 해 12월 본부 설명회를 통해 중국 출시가 가능해질 경우 GI 기간을 2년 연장해 구성원 보상을 확대하겠다고 조율했다”며 “이후 해외 퍼블리셔를 통한 출시에 대해 퍼블리싱 수수료를 반영해 GI 지급률을 프로젝트 이익의 20%로 조정했으며 해당 내용을 구성원에게 상세히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핵심성과지표(KPI) 기반 인센티브 지급 대상 조직의 총 성과급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지난해 성과급의 총 규모는 연봉의 27% 수준”이라고 말했다.
초과 근무에 대한 지적에는 “네오플 구성원의 하루평균 초과근로 시간은 44분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면서도 “타 넥슨 계열사의 평균 초과근로 시간(30분) 대비 높은 수준임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업의 특성상 특정 직무나 조직에 초과근로가 집중되는 시기가 발생하는 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개발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오플 노조 제공
이 같은 사측 주장에 노조는 이날 제주시 노형동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우리의 요구를 외면한 채 오히려 노동조합을 압박하고 와해하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지난달 10일 쟁의 돌입을 선언한 이후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모두 준수하는 준법투쟁만 진행했으나, 사측은 이를 ‘노사 공동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라고 판단하고 노동조합 전임자의 6월 급여를 약 30% 삭감했으며 이후 급여도 전면 삭감을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은 조합원에게 쟁의근태 시스템을 통해 개별 쟁의 참여 여부를 직접 등록하도록 지시하고 일부 조합원에 대해 개인 면담 및 연차 사유까지 조사하며 압박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3300만원 인센티브’는 실제로는 3년간 단 한 번, 사측이 설정한 3단계 목표를 모두 달성해야만 받을 수 있는 조건이며 특히 마지막 단계는 ‘중국 던파 매출 2배’라는 비현실적 기준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작년 던파 모바일은 국산 게임 중 유례없는 성과를 거뒀지만 사측은 약속된 GI의 3분의 1만 일방적으로 지급했다”며 “던파 PC 등 매년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부서 구성원에게 지급되는 KI 인센티브 역시 전년 대비 55%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네오플에 ▲GI 축소에 대한 책임 있는 해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 ▲PS 제도화를 포함한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안 제시 ▲헌법이 보장한 쟁의권을 침해하는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요구했다.
노조는 “조합은 더 이상 부당노동행위를 방관하지 않고 있으며 노동청에 네오플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근로감독 요청 공문을 전달하고 사측에도 강하게 항의했다”며 “조합원의 권리를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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