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김보미 기자]
<앵커> 정부가 고강도 대출규제에 나서면서 은행권은 대응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강도 높은 가계대출 옥죄기에 은행들은 하반기, 기업대출을 보다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경제부 김보미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은행들이 가계대출 축소분을 메우기 위해 기업대출을 돌파구로 삼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4대 금융지주가 잇따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는데요.
기업금융 확대에 보다 무게가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규제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강했다”면서 “일단 기업대출 확대로 수익을 방어해야 되지 않겠냐”라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정부가 하반기 가계대출 목표치 총량을 절반으로 줄인 상황입니다.
기업대출을 빠르게 늘린다 하더라도 이걸 다 메울 수 있을까요?
<기자> 그나마 다행인 점은요.
시중은행의 경우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비중이 1대 1에 가깝습니다.
포트폴리오가 가계대출로 쏠려있지 않다는 거죠.
때문에 기업대출 확대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는데요.
실제로 정부 규제로 인해서 가계대출이 타격을 받았던 22년, 23년에도 은행들은 기업대출을 확대함으로써 이익 감소를 방어한 사례가 있습니다.
<앵커> 미리 대비해서 준비를 좀 해놓았다면 좋았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정부 규제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기 때문에 은행들은 올해 초부터 조직을 재정비하고,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기업금융을 챙겨왔습니다.
KB국민은행의 경우에는 전국에 1명 있었던 기업금융(SME) 전담 지점장을 올해 20명 이상으로 늘렸고요.
신한은행은 본점의 기업대출 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올해 KPI(핵심성과지표)에서 영업점의 기업대출 비중을 강화했습니다.
이외에도 소호사업부나 중견기업금융팀 등과 같은 기업금융 전담부서를 신설하거나, 중소기업 특화센터를 확대하는 등 기업금융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들입니다.
<앵커>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보니 기업들 사정도 녹록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우량 기업을 얼마나 발굴해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은행들로서는 부담요인인데요.
실제로 지난달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전달대비 약 8조4천억원 감소했습니다.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인데요.
경기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결과입니다.
여기에 기업대출 연체율도 오르고 있는데요.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전달대비 0.07%p 오른 0.83%를 기록했습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의 경우 1%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고요.
지난 6여년 동안 0.85%를 넘어선 적이 없다는 점에서 현 수준은 매우 높은 상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시중은행들. 하반기는 규제와 수익성, 건전성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인데요.
상반기 실적이 그나마 방어를 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됩니까?
<기자> 연초 공격적인 대출영업으로 지난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쓴 덕분에, 상반기에는 10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지난해 홍콩H지수 ELS손실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구요.
다만 분기별로 떼어놓고 봤을 땐 당장 2분기가 전년동기대비 3.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있습니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주 수익원인 가계대출 축소가 불가피해서요.
3분기, 4분기에 수익을 얼마나 잘 방어했는지에 따라 각사별로 연간 실적이 갈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경제부 김보미 기자였습니다.
김보미 기자 bm0626@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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