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애플 앱스토어 정책이 DMA 위반했다고 보고 과징금 부과
애플, 과징금 회피 위해 지난달 유럽 지역 앱스토어 정책 개편
애플 "EU집행위, 앱스토어 운영 방식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지난 2014년 9월 5일 뉴욕 5번가의 애플스토어 입구에 애플 로고가 걸려 있다. 2018.1.31.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가 애플에 디지털시장법(DMA) 위반과 관련해 5억 유로(약 802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을 두고 애플이 항소에 나섰다. 애플은 이미 앱스토어 내 서비스 수수료를 인하했음에도 EC가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 방식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7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애플은 EC의 결정과 이에 따른 전례 없이 과도한 수준의 과징금이 현행 법률이 허용하는 법적 범위를 현저하게 초과했다고 판단해 정식으로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EU, 애플이 DMA 위반했다며 과징금 부과…애플, 유럽서 앱스토어 규정 개편

애플, EC가 앱스토어 운영 과다 개입한다며 반발…"법 조항 임의 확대 해석"

[서울=뉴시스] 유럽연합(EU) 깃발. (사진=뉴시스DB)

EC는 앞서 지난 4월 애플이 DMA를 위반했다고 보고 5억 유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DMA에 따르면 개발자들은 앱스토어 인앱결제보다 저렴한 옵션이 있다면 이용자들에게 이를 안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애플이 이를 차단했다는 이유였다.

이에 애플은 DMA 위반에 따른 추가 과징금 및 이행강제금 부과 등을 피하기 위해 EU 국가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앱스토어 규정 개편안을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새로운 규정 개편안은 개발자들이 앱스토어 내에서 외부 대체 결제 방식을 안내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앱스토어 수수료도 인앱결제 시 적용되던 최대 30% 수준에서 1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골자다. 

애플은 앱 수수료 정책을 기능 사용 범위에 따라 2단계로 나눴다.

가장 기본적인 앱 배포 및 신뢰·보안 기능만 제공받는 1단계(티어 1)의 수수료율은 5%, 앱스토어가 제공하는 모든 기능을 계속 활용하는 2단계(티어 2)는 13%가 부과된다. 2단계의 경우 소기업과 1년 이상 이용자에게는 수수료율이 10%로 낮아진다.

1단계에서는 앱 배포, 기본 관리, 보안 등 최소 필수 기능만 제공되며 자동 업데이트, 리뷰, 검색추천, 마케팅 도구 등은 지원되지 않는다. 2단계에서는 이같은 제한 없이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기본 수수료율에 외부결제 옵션 안내 여부에 따라 추가 수수료가 정해진다. 외부 결제를 안내하는 링크를 실제로 포함한 앱은 추가로 핵심 기술 커미션(CTC) 5%, 초기 획득 수수료 2%가 더해진다. 소기업 프로그램에 가입한 개발자는 두 수수료가 각각 면제·감면된다.

애플은 대부분 개발자들이 약 10% 내외의 수수료율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애플은 EC의 제재에 따라 앱스토어 규정 개편안을 마련하면서도 과징금 부과 자체에 대한 공식 항소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EC가 앱스토어 구조를 대폭 바꾸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지난해 8월 기존보다 낮은 수준으로 단일 체계의 앱스토어 서비스 수수료를 도입했으나, 그럼에도 EC가 이미 인하된 서비스 수수료에 대해 '단계화된 체계'를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에 따르면 EC는 개발자가 특정 앱스토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서 더 낮은 비용을 내는 선택지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EC의 제안대로 규정을 개편한 결과 훨씬더 복잡한 선택 구조가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또 EC가 어떤 유형의 서비스가 선택 가능 항목이어야 하는지까지도 직접 지정했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또 애플은 EC가 '스티어링'의 정의를 불법적으로 확장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스티어링은 개발자들이 각자의 앱 내에서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 거래와 관련된 프로모션·혜택을 자유롭게 안내할 수 있고, 외부 웹사이트에 연결해 인앱결제를 거치지 않고도 서비스 구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플랫폼업계의 화두였던 '인앱결제 강제'와 반대되는 형태다.

이를 두고 애플은 이미 지난해부터 유럽 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스티어링을 적용했으나, EC가 디지털시장법이 규정하고 있는 스티어링의 정의를 불법적으로 임의 확대 해석했다고 강조했다.

EC가 스티어링의 범위를 단순히 외부 링크로의 연결로 국한한 것이 아니라 인앱결제 대체 서비스 제공자 이용과 인앱 웹뷰를 활용한 프로모션 등 앱 내에서 이뤄지는 여러 프로모션들을 포함하도록 재정의했다는 것이다. 또 스티어링의 범위에 경쟁 앱마켓과 거기서 배포되는 제3자 앱으로의 연결까지 포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현행 법규에서 정하고 있는 스티어링 개념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왜곡하고 있으며, 현행 법률이 요구하는 범위를 명백히 넘어서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역설했다.

애플은 "이번 항소를 통해서 EC가 앱스토어 운영 방식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으며, 개발자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이용자에게 불리한 약관을 강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드러낼 것"이라며 "애플은 일일 과징금이라는 징벌적인 조치를 피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해당 사실 관계를 법원에 명확하게 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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