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선수, 캐릭터 메타 연구 집중… 7월 8일 패치 및 ‘파캄람’ 성능 기대

- DN 프릭스 철권8 프로게이머 물골드 한재균 선수

한국 철권 e스포츠가 그야말로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DNF '울산' 임수훈이 e스포츠 월드컵을, VARREL '랑추' 정현호가 TWT 파이널을 차지하며 국제 무대에서 연이어 낭보를 전한 데 이어 올해는 철권의 리빙 레전드 DRX '무릎' 배재민까지 EVO 재팬 우승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 속에서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꾸준히 존재감을 키워온 선수가 있다. 바로 DNF 소속 철권8 프로게이머 '물골드' 한재균이다.

물골드는 철권8 시즌2 기준으로 무릎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외 강자들과의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2025 EVO 재팬 준우승을 발판으로 콤보브레이커 우승까지 이뤄내며 메이저 대회 정상급 실력을 증명했다.

국내에서는 SOOP가 주최한 STL 시즌1 Day2 우승을 차지, 파이널 진출로 기세를 이어갔다. 철권 월드 투어 글로벌 포인트 상위권을 유지하며 연말 TWT 파이널 진출도 유력한 상황이다.

이에 물골드는 이제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는 중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그는 여전히 챌린저, DOJO급 대회에 꾸준히 출전하며 실전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패치 이후 변화된 메타와 신규 캐릭터 연구에 집중하며 더욱 치밀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는데 최근 대회 활약상부터 캐릭터 밸런스, 철권 e스포츠 시스템에 대한 솔직한 생각까지 물골드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 2025 콤보브레이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포효하는 물골드

Q. 올해 국내외 대회 성적이 좋다. 소감을 전한다면?

인터뷰 시점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어 다행이다. EVO, EWC 등 조만간 큰 대회들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는 욕심으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Q. DNF 입단하고 1년 정도 지났다. 프로게이머 생활은 어떤가?

장, 단점이 있다. 생활적인 부분이 아니라 심적인 요소다. 장점이라면 국제 대회의 참여 기회가 많아졌고 성적을 냈을 때의 리턴이 높다. 단점이라면 반대다. 성적이 저조하면 심적 부담감이 커지고 시장에서의 반응도 차갑다.

Q. CBM 등 베테랑 선배들이 많이 조언해 주는가?

컨디션 조절 노하우를 많이 배웠다. 국제 대회에 참여하면 비행기가 연착되거나 음식이 입맛에 안 맞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컨디션이 나빠지기도 한다. 이를 조금이나마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Q. 철권8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된는 EWC가 얼마 남지 않았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진출자들이 대부분 확정됐지만 누굴 만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진출자들의 경기를 살펴보며 어떻게 대응할까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한 7월 8일 신규 캐릭터 '파캄람' 선행 플레이가 오픈되는데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연구할 계획이다.

- 아스카로 무서운 활악을 보여주는 미국의 킹레이(Kingrey) 선수

Q. 최근 대회 추세를 보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수들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어떤 선수가 인상적인지 궁금하다.

전반적으로 아스카 카자마가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펼치는 만큼 킹레이 등 아스카를 잘 다루는 선수들이 무서운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솔직히 7월 8일 패치로 아스카가 어느 정도 하향되길 바라고 있다.

Q. 가장 상대하기 어려웠던 선수는?

무릎 선수다. EVO 재팬 결승에서 2대0으로 이기고 있었는데 역전 당했다. 역시 세계 최고의 선수 노련미를 느낄 수 있었다. (당시 역전 당한 원인을 설명한다면?) 무릎 선수는 저의 플레이를 파악하고 패턴을 유연하게 변경했는데 저는 기존 이겼던 방식을 고수했던 것이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Q. 코치의 역할도 화제가 됐다. 철권8 코치 역할이 확실하게 구분됐는데 코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3자가 바라보면 플레이어가 보지 못한 부분을 캐치한다. 이를 알려줄 땐 확실히 도움이 된다. 다만 코치가 자주 개입하면 유연하게 판단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물론 선수마다 취향이 다르기에 제가 말한 장, 단점이 무조건 옳다고 보긴 어렵다. 만약 DNF에서 코치가 영입된다면 경기 전에 상대 선수를 분석해 주거나 미리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라는 어드바이스를 주는 코칭을 제공하면 경기력이 향상될 것 같다.

Q. 최근 약물 관련 이슈가 대두됐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해당 사건 관련해 지역, 문화마다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반다이남코에서 확실하게 규정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 코치 규정 정립 외에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은 철권 e스포츠

Q. 물골드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스틱 가리개를 많이 사용한다. 실제로 도움이 되는가?

뭐가 됐든 마이너스 요소는 없다. 1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스틱 제조사에서 가리개까지 제공해서 선수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Q. 철권8이 시즌2로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6개월 정도 지났는데 어떤가?

시즌1에서는 전체적으로 오버 밸런스였다면 시즌2에서는 조금 가라앉았다. 그럼에도 아직 밸런스 조정이 필요한 기술들이 있다. 7월 8일 패치로 잘 바뀌었으면 좋겠다. 다만 반다이남코가 해당 패치 이후 대규모 밸런스 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확정했다. 지금까지 행보로 미뤄봤을 때 솔직히 걱정이 크다. 

Q. HP가 많이 늘어난 것이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철권8에서 리커버리 시스템이 도입된 만큼 패치 이후 200이 아니라 230~240 정도로 체감된다. 덕분에 죽창 메타가 사라져서 보다 섬세하게 경기에 임해야 한다. 사실 철권8 자체가 마음에 들진 않는다. 다만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서 일단 시즌2 와서 성적이 좋으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Q. 지난 패치로 클라우디오의 신규 기술이 크게 하향됐다.

당연히 하향 패치를 예상했다. 클라우디오를 상대하는 입장에서도 받아내기가 까다로웠다. 하지만 실전성을 이 정도로 무너뜨릴 줄은 몰랐다. 물론 특정 상황에서는 사용할 수 있지만 리스크가 커졌다. 7월 8일 패치는 이 정도로 극과 극의 변화를 보여주지 않길 바라고 있다.

Q. 대회 기준 TOP5 캐릭터를 지목한다면?

7월 8일 패치로 변할 테니 여과 없이 말한다면 안나, 아스카, 자피나, 알리사, 레이븐이다.

- 7월 8일 패치로 각 캐릭터들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기대가 된다

Q. TOP5 캐릭터들을 들어보니까 한국 선수들은 잘 안 쓰는 캐릭터다.

TOP5를 말했지만 사실 어떤 캐릭터로든 못 이길 정도는 아니다. 시즌2 와서 대부분 상향 패치를 받았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서는 조금이나마 오버 밸런스 캐릭터를 고르는 것보다 숙련도 높은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이 승률에 더 도움이 된다. 

Q. 본인의 주력 캐릭터인 클라우디오와 펭의 밸런스를 진단한다면?

클라우디오는 톱5까진 아니라도 그 아래 티어에서는 높은 편이다. 펭은 솔직히 좋지 않다. 다만 특정 캐릭터와의 매치에서 효율적이고 숙련도까지 고려하면 나름 쓸만하기 때문에 사용 중이다.

Q. 알리사 플레이도 봤는데 대회에서 새로 사용할 캐릭터가 있다면?

파캄람을 생각 중이다. 철권7에서도 클라우디오 다음으로 자주 사용했다. 철권8 파캄람을 직접 다뤄봐야 알 수 있겠지만 철권7과 크게 변하지 않았다. 대회까지 숙련도를 쌓기가 원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파캄람 플레이 영상을 본 소감은?

제트킥 등 주요 기술이 그대로 있어 운용 방법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 다만 제트킥을 포함해 공참각 등의 이득이 줄었다. 대신 빈약했던 하단이 강화되어 조금 더 견고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게다가 철권8에서는 스택 시스템을 받았는데 해당 시스템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파캄람 성능을 좌우할 것이다. 

- 파캄람 플레이 트레일러

Q. 무릎 선수의 활약으로 '브라이언' 관련 논란이 보이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확실히 강한 캐릭터는 맞다. 하지만 브라이언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숙련도를 쌓기 매우 어렵다. 브라이언이 특출나게 좋다면 다들 했겠지만 대회 현황을 봐도 거의 없다. 무릎 선수가 잘 하는 것이다. 

Q. 7월 8일 패치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아스카의 이쿠타마 쌍타(9LP RP), 안나의 해머 등의 기술 밸런스가 조정되길 바란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해당 기술을 하향해도 사용성이 크게 떨어질 정도로 하향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Q. 아머 킹이 다음 캐릭터로 확정됐다. 물골드 선수가 원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욕을 많이 먹을 것 같은데 저는 고우키가 나왔으면 좋겠다. 고우키의 스타일이 재밌었는데 군대에 간 탓에 오래 사용하지 못했다. 

Q. 컬래버 캐릭터 이야기가 나와서 물어보자면 클라이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성능을 떠나서 철권과 어울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좋으니까 저도 사용했지만 검과 마법이 철권에 어울린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기술 자체도 직관적이지 않으니까 선수이나 일반 유저들도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Q. 다시 대회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향후 대회에서 만나고 싶지 않은 선수는?

아무래도 무릎 선수다. 이왕 만난다면 결승전 등의 높은 매치에서 만나고 싶다.

- 최근 무서운 기세로 대회에서 활약 중인 무릎 선수

Q. DNF 분위기는 어떤가?

서로 잘 하자며 연습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EVO, EWC 등이 조만간 열리니까 각자 스타일에 맞춰 연습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Q. 시즌2 초기 '드라그노프' 하향에 울산 선수 반응이 궁금하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이후 패치에서 다른 캐릭터들이 하향되니까 숨통이 트인 듯하다. 프로스트 차지(기상 AP, 236AP) 히트 대시와 벽에서 구르기 운용이 울산에게 큰 힘이 됐다.

Q. 팀 연습에도 변화가 있는가?

대회가 워낙 많아서 예전처럼 합숙 연습으로 진행하진 못하고 있다. 대회를 나가기 전에 잠깐 모여서 PS5로 연습하고 온라인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상대해 보는 연습에 주력 중이다. 시즌2가 되면서 캐릭터마다 운용법이 정말 많아졌다. 이를 대응하는 연구에 시간을 쏟고 있다.

Q. SOOP에서 STL을 TWT DOJO로 만들고 대회 범위를 일본까지 확장했다.

올해 SOOP에서 파키스탄 초청 대회를 시작으로 대회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너무 감사하다. STL이 한국에만 국한됐는데 확실히 일본까지 확장되니까 대회 위상이 올라갔다. 욕심이라면 더 많은 국가 선수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대회로 발전되길 바란다.

Q.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늘 감사하다. 앞으로의 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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