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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전경. 위키미디어 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 직원이 수년간 3번에 걸쳐 각각 수백만원의 국외출장비를 이중수령했다는 점이 감사 결과 드러났다. 지질연이 이같은 사실을 공익 제보한 또 다른 직원의 사직을 정당한 사유없이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지질연 특정감사 결과 감사위는 지난 4월 21일부터 5일간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아시아지질자원위원회(CCOP) 지원금 정의, 용도 등을 파악하고 국외출장비 수령의 적정성 등을 검토했다. 

CCOP는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지구과학 공동이슈 해결과 연구의 질 향상을 위해 구성된 다자간 협력기구다. 한국은 CCOP의 회원국으로 지질연이 상임대표 기관 역할을 수행 중이다. CCOP 정기총회는 연 1회 연차총회, 연 2회 운영위원회로 구성된다. 

NST 감사위 검토 결과 한 책임행정원이 2018년, 2019년, 2023년 국외출장비를 중복수령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책임행정원은 2018년 라오스에서 진행하는 CCOP 운영위원회 참석을 위해 지질연에서 국외출장 여비 159만3090원을 수령 후 CCOP 지원금 209만400원을 중복 수령했지만 연구원에 내부보고 및 반납 처리하지 않고 '용도 외 사용' 등의 행위를 했다. 

2023년 해당 책임행정원은 제주에서 진행하는 CCOP 운영위원회에 참석하며 참가국 기관 대표 1인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인 항공료와 체재비 등 1817달러(239만6600원)를 기관 출장여비와 별개로 중복 수령했다. 심지어 한 선임행정원에게 지시해 출장지에서 직접 돈을 수령하도록 했다. 중복 수령임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보고하지 않았다. 

2019년 책임행정원은 태국에서 진행하는 CCOP 운영위원회 참석을 위해 CCOP 지원금 1340달러, 2만6300태국바트(THB) 총 242만9340원을 수령한 후 연구원에서 일비에 해당하는 17만1061원을 추가 수령했다. 

책임행정원은 2018년, 2023년 출장여비, CCOP 지원금 등의 중복 수령 행위는 인정했지만 2019년 국외출장 수행 시 일비에 해당하는 17만1061원 추가 수령은 단순 실수이며 고의성이 없음을 주장했다. 

NST 감사위는 관련해 기관에 '기관주의' 통보를 조치했다. 

또 NST 감사위는 지질연 원장이 이런 책임행정원의 비위를 공익제보한 선임행정원의 '의원면직'을 승인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의원면직은 사직과 같은 개념으로 자신이 원해서 공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뜻한다. 현재 지질연 인사규정에 따르면 직원이 원해 퇴직하고자 하더라도 감사원, 검찰, 경찰 및 그 밖의 수사기관에서 비위와 관련하여 조사 또는 수사 중인 때 원장은 의원면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지질연은 CCOP 국외출장 여비 중복 수령 내용과 관련해 2023년 7월 28일 선임행정원을 포함한 관련자를 고발했고 수사가 시작된 후 제출된 선임행정원의 사직원을 의원면직 제한사항에 대한 검토 없이 같은 해 8월 31일자로 승인했다. 

NST 감사위도 이에 대해서도 기관에 '기관주의' 통보를 조치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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