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정재홍 기자]
<앵커> 미국의 25% 상호관세 부과 예고에도 코스피가 3,100선을 탈환하며 장을 마감했습니다. 예상 가능한 범주의 상호관세 수준에 우리 시장이 내성이 생겼다는 분석입니다.
증권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관세 리스크가 무색하게 우리 증시 크게 올랐죠.
<기자>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1.81% 오른 3,114.95포인트, 코스닥은 0.74% 상승한 784.24포인트로 장을 마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서한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우리 시장도 개장 전 마음을 졸였죠.
이른 아침 삼성전자 어닝쇼크까지 더해지면서 충격이 다소 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실적이 부진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소폭 하락했지만 SK하이닉스는 4% 이상 오른채 마감했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88% 하락한 것 과 비교하면 의외의 결과입니다. 삼성전자가 실적 바닥 소식에 되레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진 겁니다.
특히 관세 직격탄을 맞는 자동차와 철강업종의 강세도 눈에 띄는데요. 미국 백악관이 기존 품목관세 적용을 받는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에는 상호관세가 중복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리스크는 다소 해소됐습니다. 오늘 코스피에서 개인은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조선업과 증권·은행업종에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습니다.
<앵커> 삼성전자 실적이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 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반도체 부문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소폭 줄어든 74조 원,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난 4조 6천억 원을 보였습니다. 구체적인 사업부별 실적은 이달 31일 확정실적을 통해 공개되겠지만 시장에서는 반도체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크게 하락한 4~5천억 원대까지도 내다봅니다.
메모리 업황이 살아나고 있다는 전망과는 정반대 결과인데요. HBM을 포함해 범용메모리 영업이익이 3조 원대 추산되지만 비메모리 즉 파운드리 적자 규모가 2조 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예측되면서 메모리 부문 이익을 상쇄시켰다는 분석입니다. 또 엔비디아 공급이 계속 지연되면서 이를 위해 쌓아둔 HBM에 대한 재고평가손실이 반영된 영향도 있습니다.
다만, 마이크론 실적에서 확인했듯이 AI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성장세입니다.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3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24억 9천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보여줬죠. 엔비디아 HBM 공급을 본격화하면서 데이터센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97% 늘어난 덕분입니다.
이런 이유로 조만간 발표되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됩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2분기 기존 예상치인 8조 8천억 원을 뛰어넘는 9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앵커> 어닝 쇼크에도 3조 9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며 6만 원대 주가는 사수했습니다. 시장은 2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보고 있나요?
<기자> 자사주 매입은 주주환원책 강화를 위해 지난해 발표했던 총 10조 원 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단기적인 주가부양책이고 향후 주가는 실적이 좌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주 새로운 폴더블폰 시리즈가 공개되는 등 모바일 사업부는 3분기에도 선전이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반도체 기술 경쟁력 회복이 주가 밸류에이션에는 가장 중요합니다.
계속된 미국의 제재로 중국 AI 반도체 기업들이 자립에 나섰잖아요. HBM 수입도 막히면서 자국내 창신메모리 등의 자체 HBM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범용 반도체 라인이 HBM으로 바뀌면서 저가 물량공세가 줄어드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야합니다.
기대가 되는 건 하반기 HBM4를 필두로 기술 경쟁 장이 열린다는 겁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HBM4에 탑재되는 10나노 6세대 D램에 대한 양산 준비 승인을 마친 것으로 나타납니다.
또 하반기에 현재 수조원대인 파운드리 적자 규모가 축소될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삼성 파운드리는 올해 4분기 내년 갤럭시S26 시리즈에 탑재되는 2나노급 엑시노스 2600을 양산할 전망입니다. 퀄컴칩을 대체할 만큼 성능을 보인다면 자연스레 파운드리 적자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에서는 파운드리 적자 축소와 메모리 이익 개선으로 삼성전자가 3분기 3조원 후반대 반도체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 기자 j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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