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총 22개국…브라질엔 10%→50% 폭탄
3주 협상 시한…"재무, 합의 시간 필요하다 제언"
EU 협상 임박…"며칠 내 무역 합의 발표 가능성"
[워싱턴=AP/뉴시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브리핑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개국에 발송한 관세 서한을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8개국에 추가로 서한을 보냈다. 2025.07.10.
[서울=뉴시스]이혜원 신정원 임철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개국에 상호 관세 서한을 추가로 발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필리핀, 브루나이, 몰도바, 알제리, 이라크, 리비아, 스리랑카, 브라질 등 8개국에 새로운 관세율을 적시한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번에 통보한 관세율은 필리핀 20%, 브루나이·몰도바 25%, 알제리·이라크·리비아·스리랑카 30% 등이다. 브라질은 무려 50%를 부과했다.
지난 4월 상호 관세 발표 당시와 비교해 필리핀은 3%포인트, 브루나이는 1%포인트 높아졌다. 알제리는 같았고, 이라크(9%포인트)·리비아(1%포인트)·스리랑카(14%포인트)는 오히려 낮아졌다.
브라질은 기존 10%에서 50%로 크게 늘었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재판과 무역 장벽을 이유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매우 존경해 왔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은 국제적 불명예이자 마녀사냥으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브라질의 고율 관세, 비관세 장벽, 기타 무역 장벽이 문제"라며, 브라질 당국이 미국 디지털 기업의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브라질리아=AP/뉴시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있다. 2025.07.10.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내정간섭이라며, 상호주의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브라질 외무부도 개브리얼 에스코바르 브라질 주재 미국 대사대리를 초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 한국과 일본 등 14개국에 1차 서한을 발송했다. 4월과 비교해 한국은 25%로 같았고, 일본은 24%→25%로 1%포인트 높아졌다.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라오스, 미얀마,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튀니지,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세르비아, 캄보디아, 태국엔 30~36% 관세율을 통보했다.
이달 8일까지였던 관세 유예 기한은 8월 1일까지로 연장했다. 3주 간 협상 시한을 주겠다는 취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주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무역 합의를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득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해 유예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한다.
합의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유럽연합(EU)에는 아직 서한을 보내지 않았다.
CNN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EU와 미국이 10% 관세 및 향후 광범위한 무역 협상 틀을 마련하는 기본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합의에 서명해야 하지만, 이번 주 내 발표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망했다.
올로프 질 EU 집행위원회 무역 담당 대변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과 활발히 논의 중이라며, 합의가 수일 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브뤼셀=AP/뉴시스]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 하고 있다. 2025.07.10.
EU는 회원국들에 합의 틀과 협상 과정을 설명하는 중이다. 회원국 간 이익 충돌이 있지만, 관세 급등을 피하기 위한 최선이자 유일한 방법이라며 설득하고 있다고 EU 관계자들은 전했다.
EU는 자동차 25%와 철강 50% 관세 인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대가로 미국 에너지 및 방산 제품 구매를 크게 늘리겠다고 제안한다.
미국은 항공기, 주류, 일부 농산물 등 주요 EU 산업과 품목에 대해 관세 인하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다만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EU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에 보복 조치를 도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14일 발효를 앞두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 시점을 다음 달로 미루면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아프리카 정상들과 오찬 회동하고 있다. 2025.07.10.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브릭스(BRICS) 회원국인 인도는 합의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최근 강경한 태도로 돌아섰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은 최근 2주 동안 미국 측에 상당한 제안을 하며 부지런히 협상해 왔다. 미국 관료들은 향후 며칠 내 체결될 수 있는 합의 유력 후보국으로 이들 국가를 꼽고 있다.
브라질도 양자 회담을 포함해 합의 달성을 위해 협상에 박차를 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관세 폭탄을 투하하면서 기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고 발표한 국가는 현재까지 영국, 중국, 베트남 세 곳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jwshin@newsis.com,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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