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넘어 OST도 글로벌 인기... 외신,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곡 예상도
[윤현 기자]
케이팝을 앞세워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음악 차트까지 휩쓸었다.
9일(한국시각) 영화 주인공으로 나오는 케이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골든'이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23위에 올라 지난주 81위로 처음 진입한 뒤 무려 58계단이나 뛰어올랐다.
헌트릭스와 경쟁하는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의 '유어 아이돌'은 지난주보다 46계단 높은 31위에 올랐다. 여기에 '하우 잇츠 던'(42위), '소다 팝'(49위), '왓 잇 사운즈 라이크'(55위), '프리'(58위), 그리고 트와이스가 부른 '테이크다운'(64위)이 새롭게 진입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앨범도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200'에서 3위에 올랐다. 이는 올해 나온 OST 앨범으로는 지난 1월 4위에 올랐던 <위키드>를 넘어 가장 높은 순위이자, 2022년 1위에 올랐던 디즈니 영화 <엔칸토: 마법의 세계> 이후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OST가 됐다.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스, 이젠 음악 차트서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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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중 한 장면 |
ⓒ 넷플릭스 |
<케이팝 데몬 헌터스> 노래들의 인기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이다. '유어 아이돌'은 지난 5일 스포티파이에서 1위에 오르며 2020년 방탄소년단이 '다이너마이트'로 3위에 올랐던 케이팝 그룹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골든'도 2위에 오르면서 헌트릭스는 블랙핑크를 넘어 스포티파이의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케이팝 걸그룹이 되었다.
영화계에서는 <엔칸토: 마법의 세계>가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 주제가상, 장편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올랐던 것처럼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아카데미 후보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앞서 넷플릭스는 '골든'을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제출하기로 결정했고, 아카데미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헌트릭스는 세상만 구한 게 아니라 내 스포티파이도 구했다"라며 반겼다.
해외 누리꾼들도 "2025년 최고의 애니메이션 영화다", "이 노래는 아카데미상을 탈 자격이 있다",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넘어 작품상도 탈 수 있다" 등의 댓글을 달며 응원했다. 한 팬은 "'골든'이 아니라 '유어 아이돌'을 후보로 내야 한다"라며 '안방 싸움'에 불을 지폈다.
영국 BBC 방송은 "케이팝은 최근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급상승했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영화 음악계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라며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스가 현실 세계에서 진짜 싸움을 펼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골든'과 '유어 아이돌'뿐만 아니라 여러 노래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라며 "곧 다가올 영화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따낼 긍정적인 신호"라고 내다봤다. 특히 "트와이스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골든'이나 '테이크다운'을 부른다면 정말 멋진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카데미 후보 점치는 외신... "작품의 완성도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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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리지널사운드트랙 인기를 보도하는 <빌보드> |
ⓒ 빌보드 |
외신의 전망은 구체적이다. <빌보드>는 '골든'을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곡으로 예상하며 "만약 후보에 오른다면 이 노래를 만들고 영화 주인공 루미의 노래 목소리를 연기한 EJAE(한국 이름 김은재)가 한국계 작곡가로는 두 번째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게 된다"라고 전했다.
김은재는 10대 시절 한국에서 SM엔터테인먼트 아이돌 연습생으로 지내다가 레드벨벳 '싸이코', 에스파 '아마겟돈', 르세라핌 '핫' 등의 히트곡을 작업한 한국계 미국인 작곡가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제작에 참여한 리퍼블릭 레코드의 짐 롭포 최고경영자(CEO)는 "이 영화는 케이팝 현상이 아니라 팝 문화 현상"이라며 "기존에 케이팝을 소비하지 않던 시청자들까지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영화전문매체 <버라이어티>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 후보로 꼽으며 "애니메이션의 미학과 케이팝을 결합해 소녀성과 문화적 자긍심을 기념하는 즐거운 축제와도 같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영화전문매체 <스크린랜트>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면서 "평론가와 관객 모두에게 어필하는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노래들의 인기 순위와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은 작품의 완성도를 공식적으로 증명하는 또 하나의 근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OST 노래들은 즐겁고 경쾌하고, 이야기의 맥락을 그대로 담아내서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경험을 선사한다"라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더 많고 새로운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이팝에 푹 빠질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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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리지널사운드트랙 앨범 |
ⓒ 넷플릭스 |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음악 프로듀서 이안 아이젠드라스 <할리우드리포터> 인터뷰에서 "이 프로젝트가 특별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나온 인기의 2% 정도만 기대했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노래들에는 수백 겹의 보컬이 남겨 있고, 모든 노래가 밀도 있고 드라마틱하며 에너지가 넘친다"라며 "앞으로도 케이팝으로 공감을 얻는 영화가 더 많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영화에 참여한 모든 아티스트가 인기를 얻길 바란다"면서 "헌트릭스의 노래를 부른 EJAE,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가수로서도 폭발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포브스>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강렬한 이야기와 OST로 새로운 팬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가운데 아직 케이팝의 세계에 뛰어들지 않았다면 지금이 바로 케이팝에 푹 빠질 기회"라며 '골든'과 비슷한 분위기의 노래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트와이스의 '아이 캔트 스톱 미', 아이브의 '아이 앰', 베이비몬스터의 '러브 인 마이 하트', 있지의 '달라달라' 등 10곡의 케이팝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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