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측근 이종호 전 대표 자택 강제수사
국방부·국가안보실 등 10여곳 동시 압수수색
특검 출범 후 첫 강제수사로 본격 수사 시작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0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진행된 현판식을 마친 후 현판 앞에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경기 성남시에 있는 이 전 대표의 집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는 특검 출범 후 첫 강제수사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067990)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이다. 김 여사와의 친분을 활용해 해병대원 순직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위해 로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5일 구명 로비가 이뤄진 통로로 지목된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멤버인 대통령경호처 출신 송호종 씨와 경찰 최모 씨를 만나 면담을 진행했었다. ‘멋쟁해병’ 대화방에는 이 전 대표를 비롯해 송씨, 최씨 등 5명의 해병대 전역자가 참여했다.
이 전 대표는 삼부토건(001470) 주가 띄우기 의혹에도 연루됐다. 삼부토건 관계자들이 2023년 5~6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착수한 것처럼 정황을 조작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의혹이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2023년 5월 해병대 예비역들이 모인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언급한 이후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이른바 ‘VIP 격노설’ 수사를 위해 국방부와 국가안보실 등 10여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주요 압수수색 대상지는 국방부 국방정책관실·대변인실·군사보좌관실이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육군 중장·현 국방대학교 총장)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이 전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날 오전 11시쯤 종료됐다.
특검팀은 2023년 7월 31일 윤 전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안보실 수석비서관회의와 관련한 추가 자료와 주요 당사자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당시 연락 상황 등을 파악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압수수색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쯤 국가안보실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임 전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적시한 해병대원 순직사건의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해 이 전 장관 등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장관은 회의 직후인 같은 날 오전 11시 54분 대통령실에서 사용하는 ‘02 800 7070’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은 직후 박진희 당시 군사보좌관(소장·현 육군 제56사단장) 휴대전화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사건 이첩 보류 △임 전 사단장 정상 출근 △국회 설명·언론브리핑 취소를 지시해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비서관과 임 전 비서관은 지난 2023년 8월 2일 경북경찰청으로 이첩된 해병대수사단 초동수사기록의 회수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이 전 대표와의 관계를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특검팀의 주요 수사 대상이기도 하다.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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