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7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플립7’ 써보니
얇고 가벼운 Z폴드7… 접었을 땐 S울트라, 펼치면 8인치 태블릿
커버 디스플레이 확 키운 Z플립7, 배터리 용량 높여 사용성 개선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7’와 ‘갤럭시Z 플립7’./정두용 기자

‘얇고 가볍다’ ‘크고 밝다’

10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7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7’와 ‘갤럭시Z 플립7’를 들자마자 받은 느낌이다. 회사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9일(현지시각) 열린 ‘갤럭시 언팩 2025’를 통해 신규 폴더블폰 2종과 함께 ‘갤럭시 워치8’ 시리즈, 폴더블폰 첫 보급형 모델 ‘갤럭시Z 플립7 팬에디션(FE)’을 공개했다.

◇ Z폴드7, 초슬림 대화면서 작동하는 ‘AI 경험’ 편리

삼성전자는 ‘갤럭시Z 폴드7’에 초슬림 대화면 폴더블폰이란 수식어를 붙였다. 역대 갤럭시Z 폴드 시리즈 중 ‘가장 얇고 가벼운’ 디자인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접었을 때 8.9㎜, 펼쳤을 때 4.2㎜ 두께를 자랑한다. 무게 역시 215g으로 전작(239g)과 비교해 24g 가벼워졌다.

삼성전자는 폴드7 공개 전 “울트라 경험을 펼치다”란 문구를 띄운 바 있다. 실제로 접힌 폴드7을 들었을 때 느낌이 바(bar) 형태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갤럭시S24 울트라(두께 8.6㎜)와 비교해도 체감되는 두께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S25 울트라와 비교해도 0.7㎜밖에 차이가 나질 않는다. 무게(S25 울트라 218g)는 되레 가벼워졌다. 전작까지는 크기·두께·무게로 인해 주머니에 넣기가 부담스럽다고 느껴졌는데, 이번 모델에선 이런 불편함을 찾을 수 없었다.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7’./정두용 기자

폴드7을 펼칠 땐 갤럭시S 모델이 ‘쫙’하고 갈라지는 듯했다. 폴더블폰의 최대 장점인 대화면은 이번 모델에서 더욱 진일보했다.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큰 8인치(대각선 길이 203.1㎜) 화면은 다양한 태블릿PC에서도 채택될 정도로 이미 사용성이 입증됐다. 전작과 비교해서는 11% 넓어졌다.

대화면에서 ‘물 흐르듯’ 작동되는 인공지능(AI) 역시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모델을 통해 “진정한 멀티모달 AI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가 보는 글·이미지·음성·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폴드7도 함께 인식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능을 구현했다는 것이다.

큰 화면을 양쪽으로 나눠 왼쪽엔 러닝화 정보를 띄우고, 오른쪽엔 삼성헬스로 측정된 운동 기록을 나타내면 구글 ‘제미나이 라이브’ 기능으로 AI가 화면의 정보들을 분석해 준다. 내 운동 기록을 살펴 이와 적합한 러닝화 모델 추천이 가능하다. 사용자의 현재 상태를 분석해 정리한 각 모델의 장단점 등의 정보를 삼성 노트에 글로 바로 정리도 해줬다. 이런 과정 모두 음성으로 이뤄져 편리했다.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7’에는 카메라 홀을 디스플레이 아래로 숨기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가 적용되지 않았다./정두용 기자

다만 과거 모델에서 인기를 끌었던 S펜이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또 카메라 홀을 디스플레이 아래로 숨기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도 적용되지 않았다.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큰 화면을 제공하면서도, 이에 대한 사용성을 끌어올릴 핵심 기능은 빠진 셈이다. 화면을 펼쳐 영상을 보거나 정보를 찾을 때마다 검은색 구멍이 시선을 끌어 불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간 폴더블폰에 대한 사용자 의견을 종합해 우선순위를 정해 모델에 반영한 것”이라며 “UDC는 화면 사용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카메라 성능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셀카’에 대한 사용자 요구에 응답하고자 UDC보다는 카메라에 더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얇은 두께를 구현하는 게 S펜 탑재보다 더 사용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폴드7의 전면 카메라는 1000만화소와 화각 100도를 지원한다. UDC가 적용된 전작의 전면 카메라는 400만화소였고, 화각 역시 85도에 불과했다. 셀카로 더 넓은 공간을 더 선명하게 찍을 수 있도록 만들고자 UDC를 포기한 셈이다.

폴드7 256GB 모델은 237만9300원, 512GB 모델은 253만7700원이다. 모두 전작과 비교해 14만9600원 인상됐다. 16GB 메모리를 탑재한 1TB 모델은 전작보다 22만8800원 비싸진 293만3700원이다.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7’./정두용 기자

◇ Z플립7, 넓은 커버 화면에 배터리 용량↑

‘갤럭시Z 플립7’을 들자마자 꽉 찬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커버 디스플레이로 역대 시리즈 최초로 4.1인치(대각선 길이 104.8㎜) 플렉스 윈도가 채택돼 사용성이 대폭 개선됐다. 전작(86.1㎜)보다 무려 18.7㎜ 넓어져 접었을 때 모든 면을 화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플립 제품군은 반쯤 접어 커버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며 후면 카메라를 통해 셀카를 찍을 수 있다는 점이 ‘시그니처’ 기능처럼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는 이런 플립의 사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커버 디스플레이의 밝기를 최대 2600니트로 상향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야외 촬영에서 커버 디스플레이 활용에 불편함이 있다는 고객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주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해 주는 ‘비전 부스터’도 기능으로 넣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7’./정두용 기자

배터리 용량도 상향돼 밝기 향상에도 사용 부담이 적다. 시리즈 최초로 4300mAh 배터리를 탑재하고,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최신 프로세서를 결합해 에너지 효율성도 높였다. 비디오 재생 최대 31시간(전작은 최대 23시간)을 지원하는 수준이다.

AI 기능을 접은 상태에서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폴드7과 마찬가지로 구글 ‘제미나이 라이브’ 기능이 탑재됐는데, 커버 디스플레이를 보면서 동작할 수 있다. 특히 후면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가 보고 있는 장면을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장점으로 느껴졌다.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7’./정두용 기자

플립7은 접었을 때 두께 13.7㎜, 무게 188g으로 제작됐다. 전작 대비 1.2㎜ 얇아졌지만, 무게는 1g밖에 늘지 않았다. 5000만화소 광각 카메라와 1200만화소 초광각 듀얼 카메라를 갖췄다.

플립7 가격은 256GB 모델은 148만5000원, 512GB 모델은 164만3400원으로 모두 전작과 동일하다. 플립·폴드7 모두 오는 25일부터 전 세계에 순차 출시된다. 국내 사전 판매는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7일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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