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야말로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대표 지수인 에스엔피(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비트코인도 역대 최고가를 다시 쓴 데에 이어 11일 코스피마저 3200선을 넘기면서 3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11시11분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76포인트(0.06%) 오른 3184.99를 나타낸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3216.69까지 오르면서 연고점을 하루 만에 다시 돌파했다. 직전 연고점은 전날 장중 기록한 3183.23이었다.

코스피는 5거래일째 강세를 이어가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깨가던 2021년의 강세장을 재현하고 있다. 코스피가 장중 3200선을 돌파한 건 2021년 9월7일(3201.76) 이후 약 3년 10개월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9월6일(3203.33)이 마지막이었다.

해외에서도 랠리가 이어진다. 간밤에 미국에서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09% 상승한 2063.67에, S&P500 지수는 0.27% 오른 6280.46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로 장을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4조달러(약 5504조4000억원)를 돌파했다.

비트코인도 연이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5시20분 기준으로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5.13% 오른 11만6734.94달러에 거래되며 하루 만에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동조해 국내 증시에서도 엔비디아의 강세 영향으로 SK하이닉스가 장중 30만원을 돌파했다. 반도체 대표주 삼성전자도 강세다.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국내 관련주인 우리기술투자, 매커스, 위지트, 한화투자증권 등도 상승세를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각국 정부가 이끄는 유동성 장세와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완화에 더해 정책 기대감으로 오르고 있다고 평했다.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처리되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기대감이 이어져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도 "미국에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OBBBA)'으로 불리는 감세 법안이 통과됐고, 국내에서도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통과되는 등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양국 증시가 강세였다"라며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도 재평가(리레이팅) 요소로 작용했다"고 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2분기 자산 가격 상승의 동인은 기대감과 정책"이라며 "새 정부가 들어서며 시장과 경제를 억누르던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했고 정부 경제정책 변화로 긍정적인 기대가 형성돼 실제 시장 기대보다 커진 추경이나 주식시장 부양을 위한 정책들이 상승 재료로 작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는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지만 실적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5.94% 감소한 4조6000억원에 그쳐 시장 기대치를 대폭 하회했다. 실적 시즌 초입에 위치한 삼성전자가 '어닝쇼크'(실적충격)를 낸 것이다. 이 때문에 신중론도 나온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예상치 상회/하회 여부는 나머지 한국 기업 실적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라며 "실적 발표 이후 (전체 코스피 상장기업의) 이익 하향 조정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에서 2분기 어닝 시즌에 밸류에이션 부담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고 평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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