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3 노재원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노재원 만의 반짝임이 통했다. '오징어게임3' 타노스 옆 1이 아닌, '남수 아니고 남규'로 자신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극본·연출 황동혁)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기훈(이정재)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지난 2021년 시즌 1, 2024년 시즌 2, 올해 시즌3까지 약 4년 만에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노재원은 시즌2에 이어 극 중 클럽 MD 출신 참가자 남규 역을 연기했다. 타노스(최승현)와 함께 참가자 사이에서 갈등을 유발했던 인물로, 시즌3에선 민수(이다윗)과 명기(임시완)을 자극하는 등 악독한 빌런을 소화해 호평받았다.
"마지막 촬영이 끝났을 때 마음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공허했어요. 살면서 가장 큰 변화를 준 작품이었던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크죠. 언제 또 이런 일들이 있을까 싶어요".
오징어게임3 노재원 / 사진=넷플릭스 제공
노재원은 '오징어 게임' 합류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처음엔 남규 역할로 오디션을 본 것은 아니고, 공통 대사와 자유연기를 다양하게 했다. 감독님을 직접 만나진 않았고, 비대면으로 찍은 영상을 보셨다. 사실 될 것 같다는 기대는 크게 안 했다. 만약 캐스팅이 되더라도 456명 중에 한 명, 단역이지 않을까 싶었다. 남규라는 좋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 기대는 안 했다"고 말했다.
기대도 못 했던 남규 역할을 맡게 된 노재원은 걱정부터 앞섰단다. 다소 거칠고 많았던 욕 대사, 후반부 변화를 느끼는 '남규'라는 인물을 대중에게 각인시키고 싶었다고. 노재원은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하늘을 날 듯 기뻤는데, 그 속에 엄청난 걱정이 있었다. 타노스 옆에 있는 한 인물로만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유 있는 남규를 보여주고 싶어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극 중에 인물이 워낙 많다 보니까 제 욕심을 다 어필하기는 어려웠다. 감독님은 '남규는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 너무 날뛰고 있다'며 조율을 해주셨다. 너무 긴장되고 주눅 드는 제 자신이 싫어서 어떻게든 패기와 기세를 가지고 뭐든 해보려고 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작품 전체를 바라보고 스스로 조율하는 것도 하나의 경험이 됐고, 그 부분에서 아직 부족했구나 싶다"고 얘기했다.
걱정과 달리 노재원이 구체화한 남규는 극 중 가장 개성 있고, 악독한 빌런 역으로 사랑받았다. 그는 "우선 사람을 학살한다는 것이 너무 잔인하지 않냐. 와닿지 않아서 아이들이 장난친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평소에 할 법한 일들 일들이 아니지 않나. 이곳은 마음껏 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내가 여기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타노스의 성대모사도 애드리브라고. 노재원은 "원래 대본상 남규는 타노스 성대모사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대본을 보니 '유캔두잇, 렛츠기릿(You can do it, Let's get it)' 영어를 하기 시작하더라. 남규가 타노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거 같아, 리허설 때 한 번 따라해 봤는데 감독님이 재밌다고 살려주셨"고 전했다.
"남규만 생각하고 연기했고, 남규의 변화를 잘 표현하고 싶었어요. 오히려 빌런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큰 변화를 겪는 456명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던 게 그만큼 유리했던 것 같아요.
노재원은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 소름 돋는 악역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는 바다. 특히 '남수 아니고 남규'라는 대사로 노재원이란 배우를 전 세계적으로 알리고 있는 상황. 때문에 더욱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그다.
노재원은 "주목받는 것도 감사하고 연기 칭찬도 너무 기분 좋고 감사할 따름이다. 한편으로 지금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작품들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하고 싶다. 이렇게 칭찬을 많이 받으면 너무 들뜨고 불안하기도 하다. 본인 스스로 많이 생각, 돌이켜보기도 한다. 앞으로 배우로서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라고 솔직히 얘기했다.
노재원은 '살인자ㅇ난감'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등 다수 장르물에 출연하며 자신만의 길을 천천히 닦아내고 있다. 주로 캐릭터성 짙은 연기를 맡아 이미지 고착화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그는 "다 제 안에 있는 모습들이고, 진심으로 연기할 수 있는 지점들만 찾으면 크게 다르게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안 하게 되더라. 나라면 이럴 수 있겠다, 저럴 수 있겠다란 상상을 하면서 연기했다. 역할들이 너무 재밌는 것들이 왔다. 그 역할이 주는 힘들이 있었다. 저에게 맞는 역할들이 우연처럼 찾아와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오징어 게임'을 통해서 "최선을 다하고 진심을 다하면 누군가는 알아봐 주는구나란 조금의 확신이 생긴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연기, 진심을 다해서 최선만 다하면 어떠한 것도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조금 더 좋은 연기를 하고 싶고 다양한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또 배우 한 명 한 명 깊게 보면 반짝이는 부분들이 달라 부럽워요. 저도 나만의 반짝임도 있겠다, 나를 믿으면서 연기해 나갈 거예요".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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