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이 국방, 금융, 의료까지 쓰이면서 '소버린 AI' 중요해져
고성능 컴퓨팅 자원, 인력 양성 등 민관 협력해야 글로벌 경쟁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2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전략의 핵심은 '자립형 AI 생태계' 구축이다. 기술 패권이 미국,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최근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국가AI컴퓨팅센터', '소버린AI', '초거대언어모델'(LLM)은 이를 위한 3대 축이다.

먼저 국가AI컴퓨팅센터는 정부가 직접 초거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를 마련해 스타트업, 연구소 등이 비용 효율적으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다.

이를 위해 정부는 5년간 GPU 5만 장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 GPU는 엔비디아(NVIDIA)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어서 민간 기업 차원에서는 1000장을 구하는 것도 힘든 상황이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최신 GPU 기반의 슈퍼컴퓨터와 대규모 데이터 저장소, 고속 네트워크로 구성되고 연구개발, 교육·인력양성까지 포함하는 통합 플랫폼 역할을 한다.

다만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을 함께할 민간 지원자를 구하지 못해 난항에 부딪히고 있다. 해당 사업은 공공과 민간이 각각 51%, 49% 비율로 총 4000억 원을 출자한 민관합동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추진한다.

민간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가 지분의 과반을 갖고 있어 사업의 자율성을 갖기 어려운 구조인 데다 대학, 연구소 등에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므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소버린 AI는 AI 주권을 뜻한다. AI 데이터를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해 독자적인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국가대표 LLM 사업은 소버린 AI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이다. LLM은 수십억~수조 개 문장을 학습해 인간처럼 문장을 이해하고 생성한다. 요약·번역·코딩·검색 등 대부분의 생성형 AI 서비스가 LLM 기반으로 작동한다.

LLM의 대표적인 예가 오픈AI의 GPT,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메타의 라마(LLaMA), 네이버(035420)의 하이퍼클로바X 등이다.

정부는 공공 LLM 개발을 위해 민관 합동 개발 체계를 구축하고, 국가 AI 펀드와 컴퓨팅 센터를 통해 인프라·데이터·모델까지 국가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AI 기술이 국방, 재난 대응, 금융, 의료 등 국가 주요 기능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기술 독립성과 보안성 확보는 필수가 됐다.

다만 고성능 컴퓨팅 자원 확보, 인력 양성, 기술 내재화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한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글로벌과 경쟁할 수 없다.

이재명 정부는 'AI 고속도로'를 국가 주도로 구축하고 한국형 범용 인공지능(AGI)까지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상태다.

앞으로 AI 전략의 실행력과 민관 협력 수준이 정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om@news1.kr

<용어설명>

■ GPU
그래픽처리장치(Graphics Processing Unit)의 약자로 이미지나 영상 같은 그래픽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개발된 장치

■ 소버린AI
특정 국가가 외부 의존 없이 독자적으로 개발·통제·운영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과 생태계를 의미

■ 대규모언어모델(LLM)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 등을 학습해 사람처럼 문장을 이해하고 생성하며, 요약·번역·질의응답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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