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 내가 모셔야"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에 "눈높이 안 맞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5.07.15.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권혁진 강은정 기자 =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지금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라는거에 동의하신다면, 그 일 풀어가는데 제가 적격자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명 후 제기된 의혹 중 일부를 두고는 "공직자로서 눈높이에 안 맞는다는 것을 알았다"고 사과하면서도 야당 의원들의 사퇴 요구에는 즉답을 피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지명 배경에 "30년간 쌓아온 IT 기업 능력이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 후보자는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현 대통령의 네이버 관련 재판과 장관직 임명을 엮어 보은인사가 아니냐고 주장하자 "임명권자 결정 관련 부분은 말씀드릴 사항이 아니다"면서 "제가 후보자가 된 이유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디지털을 좀 더 빠르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인터넷기업 엠파스를 거쳐 2007년 네이버에 합류, 입사 10년 만에 여성 최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IT 업계에서는 네이버 신화를 주도한 전문가로 통하지만 소상공인, 전통시장에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한 후보자는 "네이버에서 프로젝트 꽃을 진행하면서 소상공인들을 지원한 바 있다. 6000억원의 분수펀드를 조성해 소상공인들이 플랫폼에서 쓸 수 있는 디지털 전환 경험이 있다. 잘 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진심으로 중기부 아니었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가진 경력과 지식을 봤을 때 다른 어떤 영역보다 중기부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보탰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관련 입장에는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온플법은 거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적 지위 남용을 막아 입점한 영세 소상공인들을 보호하고, 중개거래 질서를 제도화 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크게 독과점 행위를 규제하는 독점규제법과 입점업체를 보호하는 거래공정화법으로 구분된다.

온플법 제정은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10대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던 사안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신속처리대상(패스트트랙) 지정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다만 미국이 구글, 애플 등 자국 기업들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는 이유로 반대하면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 후보자는 네이버 재직 시절 역차별이 발생하면 안 된다는 이유로 규제에 사실상 반대해왔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중소 인터넷사업자들에게 네이버는 상생파트너가 아니라 경쟁 대상 된지 오래"라면서 "전체가 다 살아남기 위한 확산에는 역할을 크게 못했다는 평가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한 후보자는 "플랫폼 기업이 커가면서 우려를 잘 알고 있다. 그런 부분 때문에 대표로 있는 동안 국정감사에서 설명을 드리는 상황도 많았다"면서 "일관되게 갖고 있는 소신은 플랫폼은 사업자와 같이 가야 길게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건 플랫폼 사업자들도 책임감 있게 알아야 하고 나도 고민해왔던 부분이다. 앞으로도 조금 더 플랫폼 사업자들을 잘 챙겨보겠다"고 밝혔다.

플랫폼 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동반성장 방안을 두고는 "네이버에서 사용자를 봤던 것처럼 대한민국 전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내가 모셔야 될 사용자라고 생각한다면 그분들의 요구를 듣고 말씀 듣는 것이 제일 먼저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25.07.15. kgb@newsis.com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에는 "공직자로서 눈높이에 안 맞는다는 것을 알았다"고 사과했다. 한 후보자는 종로구 삼청동 현 자택으로 이사하면서 잠실 아파트에 함께 살던 모친을 가구주로 등록했다. 현행법상 모친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지만, 한 후보자는 이 과정을 건너뛰었다.

한 후보자는 "장관이 된다면 네이버 주식과 어머니가 아버지로부터 상속 받아서 갖고 계신 주식을 팔 것"이라면서 "어머니가 증여세를 납부하는 것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모친 농지법과 편법 증여, 불법 증축 등 여러 문제가 있는데 이 정도면 평상시 장관을 하려고 생각했던 분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한 뒤 "이렇게 많은 의혹이 제기됐는데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고 몰아세웠다.

한 후보자는 사퇴 요구에 "임명권자 권한"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부족함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머니 농지법 등 여러가지 설명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가건물을 지은 것은) 우리가 한 것이 아니다. 그걸 지은 분과 아버지 간 논쟁이 있었다"면서 "아버지가 양주시청에 진정을 넣은 문제도 있고, 관련 내용도 상속 받은 이후 알게 됐다.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조치 중"이라고 해명했다.

한 후보자는 "법과 규제를 무겁게 여기지 않는데 사회적 약자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권익 보호를 위해 앞장설 수 있겠느냐"는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책임지고 거취를 결정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답하지 않았다.

동생에게 2억4500만원이 넘는 돈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차용증도 쓰지 않고 원금과 이자를 받지 않은 점에는 "최근 증여 형태로 처리했다. 원금을 탕감해 줄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불법 취득 의혹이 불거진 양평 농지는 처분하겠다고 공언했다. 한 후보자는 이철규 위원장이 "양평 농지는 농사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하자 "처분하겠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최종 발언을 통해 "중기부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소상공인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고 중소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전 10시 시작한 청문회는 오후 11시30분께 막을 내렸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는 추후 협의 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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