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3주년 기자간담회
“총 2조 마련…연 2500호 추가 공급”
“기금 통해 비용 대해 재정 인센티브”
“소비쿠폰, 집값 올릴 것…이율배반적”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공공주택진흥기금을 꺼내들며 공급 확대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오 시장은 기금을 통한 공급 확대와 함께 규제 완화를 통해 공급에 속도를 붙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시청에서 취임 3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주택진흥기금 선언한 오세훈…“연 2000억씩 총 2조 마련”

오 시장은 16일 서울 중구 시청청사에서 열린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부서 검토 결과 실현이 가능하다는 긍정적 판단이 나와 공공주택 진흥기금을 서울에 도입하고자 한다”며 “기금을 통해 건축비, 토지확보 등 실질적 비용에 대해 직접적 재정 인센티브까지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 주택진흥기금은 중앙정부에서만 운영 중이다. 국토교통부가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정책 방향을 설정, 운용 계획을 설립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기금 운용을 하는 식이다. 오 시장은 오스트리아의 주택진흥기금 운용 사례를 참고해 서울 주택진흥기금을 설계할 것으로 보인다. 오스트리아는 각 주에서 주택진흥기금을 운영, 맞춤형 주택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오스트리아 공공주택 ‘존벤트피어텔’을 방문해 서울 공공주택 진흥기금 도입을 시사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연간 2000억원씩을 적립해 10년 동안 2조원 가량의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오 시장은 “빠른 시일 내 연간 2000억원씩 적립해 10년 동안 2조원 정도로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공급 물량에 더해 연간 2500가구 정도 추가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 조만간 재원 마련 계획 등 구체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주택진흥기금을 통해 재개발·재건축에 속도를 붙이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기금 작용 원리가 공공 토지를 마련할 수 있으면 하고 민간에서 투자해 집을 짓게 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주택 공급을 빠르게 해달라는 사회적 니즈에 크게 부합하는 획기적 방안이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공공주택 ‘존벤트피어텔’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李정부 부동산 정책 ‘우려’…“소비쿠폰, 집값 올릴 것”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을 표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특히 조만간 지급 예정인 전국민 소비쿠폰과 관련해 집값이 필연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향 안정화 시키겠다는 것은 어떤 정책보다 가치 가지고 있다. 하향 안정화시키겠다는 정부 목표 설정에 100% 동의한다”면서도 “돈이 시중에 풀리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게 되는 것은 전 세계적 공통 현상인데 이를 무시하고 이율배반적 정책을 써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6·27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최대 금액이 6억원으로 제한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6억원 이하 대출 규제도 효과가 있으니 많은 분들이 동의했지만 갑작스러운 시행 때문에 예측 못한 부작용으로 혼란을 빚고 있다”며 그런 ㅂ누들의 희생을 담보로 이 정책이 시행됐고 시간이 흐르며 저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지역 공공 재개발과 관련해서도 ‘신속통합기획’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몇 년 운영해보니 공공 재개발을 표방했던 구역도 민간 재개발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며 “그 이후 진도 나가는 속도도 신통기획이 공공 (재개발)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하다. 그 점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난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집의 본질은 ‘거래’가 아닌 ‘거주’인 점을 강조하며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신속통합기획, 모아주택 등을 통해 주택 공급의 속도와 다양성을 확보해 왔고 그 결과 지난 3년간 서울은 22만호의 주택 공급 파이프라인을 복원했다”며 “어떻게 하면 빨리 착공을 하고 입주를 시키는가. 거기에 장애되는 요소를 어떻게 걷어내고 촉진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형환 (hw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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