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서 주택공급 확대 방안 발표
'주택진흥기금' 민간지원 공공주택 건설 투자 유도
"집값안정 의지 120% 동의, 민생 소비쿠폰은 하책"
임기1년 앞두고 "'마무리'란 말 경계" 연임도전시사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선8기 취임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7.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서울시가 앞으로 10년 간 2조원 규모의 '공공주택 진흥기금'을 조성해 민간 투자 방식으로 공공주택 2만 5000호를 공급한다. 새 정부가 부동산 가격 폭등을 막기 위해 대출 제한 등 수요 억제책을 발표한 상황에서 주택 공급량과 속도를 끌어올리는 공급 확대 정책을 예고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주택 문제가 서울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매듭"이라며 '공공주택 진흥기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주택진흥기금은 '공공주택의 천국'으로 불리는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진흥기금임대주택 공급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진흥기금을 싸게 빌린 민간 시공사가 공공주택을 공급하고 개발사업에서 얻은 민간의 이익 일부를 공공주택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공급 방식이다. 오 시장은 앞서 이달 초 빈 출장에서 공공주택 확대 공급을 위해 진흥기금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민간이 공공주택을 지을 경우 토지매입과 건설비 등의 일부를 장기·저리대출로 지원하고 S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임대 후 주택을 매입해 주는 데에도 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 시장은 "공공에서 토지 마련부터 건설 비용까지 인센티브를 제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집을 더 짓게 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게 기금의 작동 원리"라며 "(현재의) 용적률, 건폐율 등 인센티브 외에 기금으로 토지매입 지원, 건설자금 융자 및 이자지원 등 직접적인 재정 인센티브까지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연간 2000억 원씩 10년 간 2조원의 주택진흥기금을 조성해 매년 2500호씩 10년간 2만 5000호의 공공주택을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계획대로 된다면 주택 공급을 좀 더 빠른 속도로 해 달라는 사회적인 니즈(요구)에 크게 부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새 정부와 여당의 공공 재건축·재개발 확대 구상에 대해선 "공공 재개발을 표방했던 구역들조차 시간이 흐르면서 민간 재개발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 평가가 이미 끝난 걸로 본다"며 "서울시의 (민간 재개발 정책인) 신속통합기획이나 모아타운 등이 효율적이고 신속하다는 게 서울시민의 선택"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새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대해서도 "부동산 가격을 하향 안정화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를 정말 높게 평가하고 100%, 120% 동의한다"면서도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빚내서 발행해 돈을 풀면 주택 가격은 오른다. 그런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써 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방정부의 재정이 투입되는 새 정부의 소비 쿠폰 발행을 겨냥해 "일시적으로 돈을 푸는 방법은 하책 중의 하책으로 반복적으로 쓸 정책 수단이 아니다"라며 "정권 초기 한 번 정도 하겠다고 하니 서울시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빚을 내면서 협조하고 용인하는 것이지 반복되는 건 곤란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오 시장은 대선 패배 이후 인적쇄신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당내 상황에 대해선 "주류의 행태를 보면 매우 아쉽고 큰 좌절을 느낀다"며 "극단적인 지지층만을 의식한 정당이 과연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임기 1년이 남은 지금 '마무리'라는 말을 가장 경계한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시작한 변화들을 더 크고 구체적인 결실로 이어가겠다"며 내년 지방선거 3연임 도전을 시사했다.
내년 6월 지선까지 1년이 남은 취임 4년 차 시정 화두로는 '삶의 질 르네상스'를 제시했다. 오 시장은 "체감할 수 있는 삶의 변화가 서울의 진정한 경쟁력"이라며 "손목닥터9988, 펀시티(Fun City), 서울야외도서관과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와 한강버스 등의 변화 모두가 삶의 질 르네상스를 향한 퍼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를 '서울시 인공지능(AI) 행정혁명의 시작점'으로 삼겠다"며 "하반기 민간 LLM(대형언어모델) 기술을 기반으로 서울시 행정 전용 LLM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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