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옹벽 붕괴로 40대 남성 1명 사망
오산시, 신고 받고도 즉각 조치 안해
우회 통제 따르던 차량 운전자 참변
16일 오후 7시 4분쯤 경기도 오산시 가장교차로에서 고가도로 옹벽이 무너져 차량 2대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40대 운전자 1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40대 남성 1명이 흙더미에 매몰돼 숨진 경기 오산시 옹벽 붕괴 사고 발생 하루 전, '빗물 침투시 붕괴가 우려된다'는 주민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를 접수한 오산시가 즉각 조치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지만, 오히려 인근 도로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작업을 하며 차량들을 해당 옹벽 아래로 지나가도록 안내했던 것으로도 파악됐다.
16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15일 오전 7시19분 오산시 도로교통과에 '2차로 오른쪽 부분 지반이 침하되고 있다. 빗물 침투시 붕괴가 우려된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해당 사항을 신고한 민원인은 "이 부분은 보강토로 도로를 높였던 부분인 만큼, 붕괴가 우려돼 조속한 확인이 필요하다. 침하 구간은 현장을 가보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사고 장소 주소와 해당 옹벽 사진을 첨부했다.
그러나 오산시는 사고 발생시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산시 측은 해당 민원에 "유지보수 관리업체를 통해 긴급히 보강공사를 진행하겠다"고만 답했다. 민원 접수 전 해당 도로 위험성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도 보인다. 오산시는 "해당 신고건은 지난달 진행한 정밀안전점검에서 포장면이 중차량 반복하중, 고온 기후 영향으로 변형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도 덧붙였다.
오산시에는 이날 오전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 오산시는 이날 오후 4시쯤 옹벽 위쪽 도로에서 포트홀이 발생하자, 보수 작업을 진행하면서 차량들을 옹벽 아래로 우회하도록 했다. 오산시 관계자는 본보 통화에서 "옹벽 위 도로에서 땅꺼짐이 발생했고, 보수 작업에 따라 오후 5시 40분쯤부터 옹벽 아래로 밑으로 갔다가 위로 올라가게끔 차량 통제를 했다"면서 "(사고 차량들이) 우회하는 과정에서 옹벽이 무너진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4분쯤 경기도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에서 10m 높이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옹벽 아래를 지나던 차량 2대가 매몰돼,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였지만 앞서 갔던 차량 운전자 40대 남성 1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뒤따르던 차량 1대는 앞 부분만 흙더미에 깔려, 운전자가 운전석 반대편 문을 직접 열고 나와 탈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은 추가 붕괴사고를 막기 위해 통제중"이라면서 "많은 비나 포트홀 공사 등을 포함해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