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인천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가족을 숨지게 한 피의자의 주거지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서울경찰청은 경찰특공대가 피의자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주거지에서 신나와 타이머 등 사제 폭발물을 발견해 제거했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가장 아끼는 아들을 상실한, 그 고통을 주기 위한 어떤 의도.” “피해자인 아들은 전 부인이 이룬 사회적·경제적 성공의 상징적 계승자.”
전문가들이 인천 송도 아파트에서 벌어진 부자간 총격 사건을 두고, “이혼한 전 아내에게 고통을 주려는 계획적 범행”이라고 분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00% 계획범죄”라며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는 무조건적인 본능을 거슬렀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아끼는 아들을 상실한, 그 고통을 주기 위한 어떤 의도 또는 심리적인 배경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오 교수는 A씨가 20년 전 이혼한 전 부인 소유의 70평대 아파트에 여전히 거주 중이고, 피해자 B씨는 전 부인의 회사에서 일정 직책을 맡고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A씨가) 부인과 정서적·경제적으로 완전히 분리되지 못했으며, 피해자인 아들은 전 부인이 이룬 사회적·경제적 성공의 상징적 계승자”라고 설명했다.
“남편 입장에서는 무력감, 열등감, 분노, 질투, 이런 것들을 느껴서 그로 인한 좌절감에 의한 복수심의 발로가 아닌가, 이렇게 본다.”
(오윤성 교수, 2025.07.22, CBS 라디오)
또한 오 교수는 “현장에 아들과 며느리, 손주, 지인 등이 있었지만 오직 아들만을 겨냥했다”며 “그렇다면 굉장히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사건 당일 A씨가 시한 자동 방화장치를 설치한 사실에 대해서도 “계획 범행임을 보여주는 핵심 근거”라고 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도 같은 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서 “자격지심이나 열등감, 애정결핍, 피해의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범행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계획적으로 아들을 일단 죽이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천 연수경찰서는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60대 남성을 수사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범행에 사용된 탄환 모습. 2025.7.21 [인천경찰청 제공]
한편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일 오후 9시 31분경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에서 사제총기로 아들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현장에는 가족 및 지인 6명이 함께 있었으며, 피해자는 A씨의 아들 단독이었다. 경찰은 약 3시간 뒤인 21일 0시 15분경 A씨를 서울 방배동에서 긴급 체포했다. 자택에서는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시한 장치가 발견됐으며, 관련 부품은 국과수 감정에 넘겨졌다.
경찰 관계자는 21일 중간 브리핑에서 “피의자 조사 결과, 범행 동기는 가족 간 불화로 확인됐다”며 “자세한 진술은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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