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해임시 美 30년 국채 가격 0.56% 폭락 전망
달러 가치도 해임 직후 3~4% 떨어질 수도
이달 말 해임 가능성 2%, 연말 가능성은 22%
백악관 "파월 해임 계획 없다"...美 재무 "연준 조사해 봐야" 압박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달 25일 미국 워싱턴DC 상원 은행 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은행장을 쫒아내려고 벼르는 가운데 실제 해고시 미국 경제가 겪을 파장에 투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체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며 미국 장기 국채 가격이 0.5%p 가까이 폭락한다고 내다봤다.
싱가포르 경제지 비즈니스타임스 등 외신들은 22일 보도에서 독일 도이체방크 은행의 보고서를 인용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해임 시나리오를 예측했다. 도이체방크의 매슈 래스킨·스티븐 쩡 전략가는 투자자 보고서에서 “파월의 해임은 (금리 인하 등)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위한 조치로 그 결과 물가상승 기대 및 위험부담비용(리스크 프리미엄)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지난주 채권 시장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 파월이 해고될 경우 30년 만기 장기 미국 국채 가격이 0.56%p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의 에릭 롬바르 재무장관은 지난 4월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정부와 독립적인 연준의 수장을 임기 만료 전에 직접 해임한다면, 미국 달러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미국 경제가 불안정해진다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 조사 대표도 지난 1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파월의 해임은 연준 독립성에 대한 정면 공격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임시 달러 가치가 24시간 안에 3~4% 폭락하고, 미국 국채 가격 역시 0.3~0.4%p 급락한다고 추정했다.
올해 취임 전부터 파월과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했던 트럼프는 내년 5월에 임기가 끝나는 파월이 물가상승 억제를 이유로 금리를 내리지 않자, 올해 내내 해임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 15일 트럼프가 여당 의원들과 파월 해임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잠시 급락하기도 했다.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스포츠, 정치 등 여러 미래 이벤트에 베팅하는 미국 온라인 사이트 폴리마켓에 따르면 22일 베팅 참여자들이 보는 파월 해임 확률은 이달 말 기준 2%였다. 그러나 8월 말, 12월 말 해임 가능성은 각각 5%, 22%였다.
래슈킨 등 도이체방크 전략가들은 이들은 파월의 후임이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며, 이에 따른 기대감으로 인해 단기 국채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만기가 짧은 국채는 다른 채권에 비해 금리 변동에 둔감하며, 안전 자산 가운데 그나마 이자율이 높아 금리 인하시기에 인기가 많다.
트럼프 정부는 파월 해임설로 시장이 들썩이자 일단 한발 물러섰다. 미국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가 “연준 의장을 해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연준에 대한 점검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의 비(非)통화 정책에 대한 철저한 내부 검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연준 청사 보수 공사비가 크게 올랐다며 연준이 예산을 낭비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연준은 2021년부터 공사를 진행했으며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늘었다고 항변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연준) 본부에서 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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