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백 1년 5개월…환자 피해
필수의료 공백 방지法 마련해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의료 공백 피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자단체가 사직(辭職) 전공의에게 특혜를 주면 안 된다며 22일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전공들은 작년 의정 갈등이 불거지자 집단으로 병원을 떠났다가 최근 복귀를 논의하고 있다. 환자들은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1년 5개월간 의료 공백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안기종 대표를 필두로 이날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시작했다. 연합회는 “(전공의들이) 자발적으로 의료 현장을 떠난 만큼 조건 없이 복귀해야 한다”며 “반성과 재발 방지 약속 없이 전공의가 복귀하면 국민들은 또 다시 의료 공백 불안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은 지난 2020년에도 의료 파업을 했다가 정부와 합의하고 복귀했다. 정부는 의대 증원을 추진했고 당시 의료계는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정부는 파업 초기 강경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전공의들은 지난해 2월에는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에 반발해 집단 사직했다.

환자들은 전공의 이탈의 재발을 막기 위해 국회에서 필수 의료 공백 방지법을 발의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의사들이 집단으로 병원을 떠나도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같은 곳은 최소한 필수 인력을 남기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이미 발의된 환자 기본법, 의료 대란 피해 보상 특별법, 보건 의료 기본법 일부 개정안은 신속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피해 보상 특별법은 의료 대란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보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이고, 보건 의료 기본법 일부 개정안은 보건 의료 위기가 불거지면 환자 피해를 국가가 의무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 단체들은 전공의들의 복귀에 특혜가 없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전공의는 의대 졸업 후 의사 면허를 따고 전문의가 될 때까지 병원에서 4~5년 인턴, 레지던트로 수련한다. 현재 전공의들은 수련 환경 개선과 연속성 보장,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 재검토, 의료 사고 법적 부담 완화 3가지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전공의들은 보통 수련을 마치고 군대에 들어간다. 의정 갈등이 불거지자 일부가 수련 중 입영을 신청했다. 이미 군에 들어갔거나 입영 대기 중이다. 이미 입대한 전공의들은 제대하고 원래 근무하던 병원·과목에서 수련을 이어가게 해 달라고 요구한다. 입영 대기 중인 전공의는 수련이 끝날 때까지 입영을 미루면 좋겠다고 한다. 국민들 눈에는 사실상 특혜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이다.

전공의들은 급여와 비급여 혼합 진료를 금지한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에도 반발하고 있다. 비급여는 개원의의 주요 수익원인 만큼 혼합 진료를 허용해야 한다고 의료계는 요구한다. 전공의들은 의도하지 않은 의료 사고가 발생했을 때 소송 부담도 줄여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수련 협의체에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과 연속성을 논의하기로 했다. 수련 협의체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 수련병원협의회, 대한의학회,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참여한다. 필수 의료 패키지와 의료 사고 법적 부담 완화는 신설을 검토 중인 국민참여의료혁신위원회(가칭)에서 다룰 예정이다. 전공의들은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은 전문가와 논의하자고 했으나, 정부는 이 부분은 국민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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