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22일 데뷔한 그룹 뉴진스. 어도어 제공
2022년 7월 22일 예상치 못한 뮤직비디오 공개로 가요계에 깜짝 데뷔해 신선한 돌풍을 일으킨 그룹 뉴진스(NewJeans)가 3주년을 맞았다.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이 공개 대립에 참전한 뉴진스는 어도어와 전속계약 유효 여부를 두고 다투는 중이다. 가처분 법원의 결정에 따라 활동도 중단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예상치 못한, 조용한 3주년을 보내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샤이니(SHINee) 에프엑스(f(x)) 엑소(EXO)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비주얼 디렉팅을 맡았던 민희진 디렉터가 하이브로 옮겨간 후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대표로서 처음 내놓은 신인 그룹이 바로 뉴진스였다.
보통 신인 그룹은 이름, 나이, 취미, 특기 등 간단한 프로필과 사진, 여러 티저 콘텐츠를 차례로 공개하며 대중에게 다가간다면 뉴진스는 이 모든 절차를 생략하고 대번에 뮤직비디오부터 띄우는 행보를 감행했다.
스페인에서 촬영한 '어텐션'(Attention) 뮤직비디오는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고 푸르른 잔디 위에서 군무에 열중하는 10대 소녀의 싱그럽고 활기찬 모습이 담겼다. 긴 생머리인 모습 등 자연스러운 스타일링, 한 번만 들어도 귀에 꽂히는 노래, 아름다운 풍경 등이 고루 어우러져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다.
뉴진스는 '어텐션' '하이프 보이'를 비롯해 내는 곡마다 히트시켰다. 어도어 제공
일상과 초근접해 있는 대중음악을 "매일 입는 옷"에 비유한 민 전 대표는 "진(Jean)은 시대를 불문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아 온 아이템"이라며 "매일 찾게 되고 언제 입어도 질리지 않는 진처럼 시대의 아이콘이 되겠다는 포부와 뉴 진스(New Genes, 새로운 세대)가 되겠다"라는 각오로 뉴진스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소개한 바 있다.
첫 번째 미니앨범 '뉴 진스'(New Jeans)에는 트리플 타이틀곡 '어텐션' '하이프 보이'(Hype Boy) '쿠키'(Cookie)와 함께 '허트'(Hurt)까지 총 4곡이 수록됐다. 전 곡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것은 물론, 멤버별로 다른 이야기를 펼쳐낸 '하이프 보이'는 인트로 뮤직비디오를 끝까지 보면 민지, 하니, 다니엘&해린, 혜인 4가지 버전을 고를 수 있게 했다.
데뷔 첫해였던 2022년,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에서 '하이프 보이'는 15위, '어텐션'은 17위, '쿠키'는 74위에 올랐다.
2023년에는 '디토'(Ditto)와 '하이프 보이'가 1~2위, '오엠지'(OMG) 4위, '어텐션' 8위로 10위 안쪽으로 4곡이나 올려 '뉴진스의 해'로 만들었다. 두 번째 미니앨범 '겟 업'(Get Up)의 타이틀곡 '슈퍼 샤이'(Super Shy)는 14위, '이티에이'(ETA)는 26위를 기록했다. '쿠키'는 60위, '뉴 진스'는 78위로 100위 안에 8곡을 포함시켰다.
지난해에는 '하우 스위트'(How Sweet) 15위, '하이프 보이' 23위, '디토' 33위, '버블 검'(Bubble Gum) 35위, '이티에이' 36위, '슈퍼 샤이' 37위, '어텐션' 56위, '오엠지' 63위까지, 2023년과 마찬가지로 8곡이 톱 100 안에 들었다.
뉴진스는 오늘(22일) 데뷔 3주년을 맞았다. 어도어 제공
이른바 '라이트 팬'이나 '대중'도 관람하러 오는 콘서트보다 일반적으로 관객 동원력이 더 어렵다고 평가받는 팬 미팅을 일본 도쿄돔에서 개최한 것도 뉴진스의 어마어마한 인기를 입증하는 한 장면이다. 뉴진스는 지난해 6월 26~27일 이틀 동안 데뷔 1년 11개월 만에 열린 첫 팬 미팅에서 총 9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하지만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시도하려 했다며 감사를 시행했고, 민 전 대표가 사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민 전 대표는 사태의 본질은 하이브의 어도어 및 뉴진스 차별·부당 대우이고, '경영권 탈취'는 상상에 불과하다고 반박해 하이브-민 전 대표의 갈등이 빚어졌다. 참고로 하이브가 민 전 대표 등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상 배임 건이 경찰에서 '혐의없음'으로 지난 15일 불송치됐다.
하이브는 "하이브가 민희진 전 대표 등을 상대로 지난해 제기한 업무상 배임 건이 불송치된 데 대해 당사는 금일 곧바로 검찰에 이의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민 전 대표가 제작한, 어도어의 유일한 아티스트인 뉴진스는 민 전 대표의 해임 등에 반발해 복귀를 요구했고, 이후 '전속계약 중대 위반 사항'을 시정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내 '행동'에 나섰다. 나아가 지난해 11월에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뉴진스를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라며 어도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일방 통보했다.
올해 초 '엔제이지'(NJZ)라는 새 활동명을 발표한 뉴진스는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 개설, 홍콩 컴플렉스콘 참가 등 독자 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전부 인용'했다. 뉴진스는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며 컴플렉스콘에서 활동 중단을 발표했다.
올해 3월 7일 열린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마치고 취재진 앞에 선 뉴진스. 연합뉴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뉴진스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영국 공영방송 BBC의 한국판인 'BBC코리아'와 인터뷰했다. 뉴진스는 '타임' 인터뷰에서 "법원 판단에 실망했다"라며 "한국은 우리를 혁명가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하이브가 한국 언론 매체에 많은 통제력을 갖고 있는 것 같아 우리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고도 주장했다.
BBC코리아 인터뷰에서 하니는 "이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는 것, 제 생각에는 그게 저희에게 가장 명백하고 가장 큰 두려움"이라며 "지난 1년 동안 우리가 내린 결정들은 그 선택들은 모두 저희 내부에서 엄청난 논의를 거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뉴진스는 지난해 6월 21일 일본 싱글 '슈퍼내추럴'(Supernatural) 이후 뉴진스로서 새로 낸 곡이 없다. 올해 3월에는 '피트 스톱'(PIT STOP)이란 신곡을 냈으나 당시에는 뉴진스와 NJZ라는 이름 어떤 것도 쓰지 못한 채로 무대에 섰다. 법원 가처분 판결 후 뉴진스는 NJZ 인스타그램을 'mhdhh_friends'로 바꾸었고 그간 올린 게시물을 모두 삭제했다.
한편,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은 오는 24일 오후 4시에 세 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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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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