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공통지원금 예상수준…'성지'도 조용

22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단통법 폐지를 안내하는 홍보물이 걸려 있다. /사진=비즈워치

"(갤럭시Z플립7·폴드7)사전개통 첫날이라 매장이 정신이 없었어요.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법률) 폐지 관련해서 추가로 본사에서 내려온 공지도 없고, 사전예약한 고객들 개통에 집중하라는 분위기네요."

단통법이 폐지된 22일 기자와 만난 한 통신사 대리점 점주는 "오늘 (단통법 폐지 관련)보조금을 더 받을 수 있느냐고 문의한 고객은 없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통신사 대리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판매점은 대부분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거나 한산했고, 소비자들도 대부분 갤럭시Z플립·폴드7 개통을 위해 찾은 경우가 많았다. 이날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한 갤럭시Z플립7·폴드7의 사전예약 고객의 개통 첫날이기도 했다. 

단통법이 폐지안이 시행되면서 기존에 공시지원금의 15%로 제한되었던 추가지원금 상한이 풀렸다. 통신사의 지원금 공시의무도 사라졌고, 자율적으로 보조금을 책정하게 된 만큼 '보조금 경쟁'이 불붙으리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간 불법이던 '공짜폰'이나 '페이백'이 합법화된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단통법 폐지 첫날 통신사 대리점들은 비교적 조용했다. 이동통신3사는 이날 갤럭시Z폴드7은 최대 50만원의 공통지원금을 확정했다. 통신사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은 26만5000~50만원, KT는 11만5000~50만원, LG유플러스는 17만5000~50만원이다. 갤럭시Z폴드7의 경우 앞서 예상했던 수준에 머물렀고, 갤럭시Z플립7도 사전예약보다 약 10만원 오른 60만원 수준에 그쳤다.

휴대전화 판매점도 단통법 폐지 전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었다. 많은 보조금을 지급해 대표적인 '성지'로 불리는 신도림·강변 테크노마트를 찾았지만, 정기 휴무일이라 대부분의 매장이 영업을 하지 않았다. 서울 구로구·종로구·용산구 휴대전화 판매점 10여곳을 찾아 갤럭시Z플립7(256GB) 번호이동 시 구매가격을 의뢰한 결과, 고가요금제와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는 조건으로 약 20만~38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출고가가 148만원이고 공시지원금이 6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유통망의 추가지원금은 약 50만~60만원 규모다. 상당한 수준이지만 이는 단통법 폐지 전, 일부 판매점들이 불법적으로 지급하던 추가지원금과 비교해봐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오히려 일부 '성지'의 경우 단통법 폐지 전과 비교해 추가지원금 규모가 더 줄어들기도 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막무가내로 무선시장에 마케팅비를 투입할 수 없는 시대고, 단말기 가격이 과거와 달리 많이 오른 만큼 '공짜폰'이나 '마이너스폰'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면서 "궁극적으로는 가격경쟁이 아닌 서비스 본질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편지수 (pj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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