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투자배급사 두 작품 동시 초청, 국내에선 최초
'어쩔수가없다', '피에타' 이후 13년 만의 韓영화 경쟁 초청
엠마 스톤 주연 '부고니아'…'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급사 CJ ENM이 투자배급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와 기획개발을 주도해 메이저 할리우드 제작사와 협업해 만든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 ‘부고니아’(Bugonia)가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한 해에 단일 투자배급사 작품 두 편이 동시에 베니스 경쟁 부문에 진출한 건 국내에서 최초다.
22일(한국시간)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어쩔수가없다’와 ‘부고니아’를 경쟁 부문에 초청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인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칸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영화들을 소개해 왔다.
‘어쩔수가없다’와 ‘부고니아’가 초청된 메인 경쟁 부문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섹션이며, 주요 상들의 수상 후보가 되는 부문이다. 베니스국제영화제 메인 경쟁 부문에 초청된 역대 한국영화는 ‘씨받이’(1987), ‘거짓말’(1999), ‘섬’(2000), ‘수취인불명’(2001), ‘오아시스’(2002), ‘바람난 가족’(2003), ‘빈집’(2004), ‘하류인생’(2004), ‘친절한 금자씨’(2005), ‘피에타’(2012)까지 총 10편이다. 이 중 ‘어쩔수가없다’는 열한 번째 한국영화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한국영화가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2012년 ‘피에타’ 이후 13년 만의 성과여서 그 의미를 더한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박찬욱 감독은 ‘쓰리, 몬스터’(2004)로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섹션에 초청되었으며, ‘친절한 금자씨’(2005)가 메인 경쟁 부문에 초청돼 ‘젊은 사자상’(Young Lion Award), ‘미래영화상’(Cinema Of The Future), ‘가장 혁신적인 영화상’(Best Innovated Film Award)을 수상한 바 있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어쩔수가없다’를 전 세계에 최초로 선보이게 된 박찬욱 감독은 “영화를 완성하고 베니스 초청까지 받고 보니 그 긴 세월 이 작품 포기하지 않길 잘했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동경비구역 JSA’, ‘쓰리, 몬스터’에 이어 박찬욱 감독과 재회한 이병헌은 “‘어쩔수가없다’는 나 역시 얼른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기대하고 있는 만큼, 이런 훌륭한 작품으로 베니스에 방문하는 것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전했으며, ‘어쩔수가없다’를 통해 박찬욱 감독, 이병헌과 첫 호흡을 맞추는 손예진은 “첫 해외 영화제 방문이 베니스라는 것이 너무나 감격스럽고 영광이다. 꿈만 같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참석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영화 ‘부고니아’ 스틸컷.
아울러 한국영화 ‘지구를 지켜라!’(2003)의 영어 리메이크로 일찌감치 화제가 되었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 ‘부고니아’ 역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부고니아’는 외계인의 지구 침공설을 믿는 두 청년이, 대기업 CEO 미셸(엠마 스톤 분)이 지구를 파괴하려는 외계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장준환 감독이 연출한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블랙코미디이자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하고 CJ ENM이 기획개발을 주도한 프로젝트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알프스’로 각본상(68회)을,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로 심사위원 대상(75회)을, ‘가여운 것들’로 대상(80회)을 받은 바 있어, 이번 ‘부고니아’의 경쟁 부문 진출 소식에 높은 기대가 쏠리고 있다. 엠마 스톤과 제시 플레먼스가 주연을 맡았으며, CJ ENM이 ‘스퀘어 페그’, ‘엘리먼트 픽처스’와 함께 공동 제작, 유니버설 픽처스 산하 ‘포커스 피처스’가 해외 배급을 맡는다. CJ ENM은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작품의 글로벌화를 위한 개발과 투자를 주도했으며 국내 배급을 담당한다. ‘부고니아’는 11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CJ ENM은 이번 성과를 통해 총 9편의 작품을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진출시키며 국내 투자배급사 중 최다 초청 기록을 경신했다.
CJ ENM 정현주 영화사업부장은 “‘어쩔수가없다’와 ‘부고니아’가 나란히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은 당사로서도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침체된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작품이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무대에서 지속 가능한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전방위적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로, 칸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힌다. 오는 8월 27일부터 9월 6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최된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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